도자기·농산물이 함께 한 쉼의 갤러리
송지면 월강리 모녀의 ‘천강에 비춘달’

 송지면 월강리에 어여쁜 달이 떴다. ‘천강에 비춘달’이라는 공간을 운영 중인 모녀 김미희 전의원·오슬미씨는 마을에 이런 공간이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빨간 건물에 떠 있는 하얀 달, 내부로 들어오니 또 다른 느낌이다. 나무와 도자기가 만나 푸근하고 따뜻하다. 자연 속에서 나무 향을 맡으며 치유 받는다. 엄마가 집에서 쓰던 오래된 반닫이와 딸이 만든 청화백자가 조화를 이뤄 갤러리에 방문한 듯 아름답다. 어느 구석 하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엄마와 딸은 조명, 거울, 타일 하나하나 세심하게 골라 공간을 채웠다. 
‘천강에 비춘달’에서는 딸이 만든 도자기와 지역 농산물을 판매한다. 도예를 전공한 딸 오슬미씨는 다기 세트, 밥 공기, 국 공기, 드리퍼 세트, 화병 등 생활자기를 만들고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이다. 해남읍에서 북카페 겸 도자기 전시공간을 운영했던 오씨의 작품을 구매하고자 단골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 농산물로는 고구마, 쌀, 보리, 잡곡, 누룽지, 콜라비 등이 있으며, 여름에는 무화과, 마을 할머니들이 재배한 깨 등도 소포장해 판매할 예정이다. 
모녀는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따뜻한 차를 대접하고 있다. 지역민, 관광객 누구나 들어와 차 한 잔을 마시며 풍경을 즐기고 쉬었다 가시면 좋겠다는 마음에서다. 아름다운 풍경을 온전히 담아내고자 창을 일부러 크게 냈다. 계절마다 시간마다 달라지는 풍경이 창 너머로 그려지고 산등성이에 달이 걸린다. 
이 공간은 작년에 사별한 남편의 바람이기도 했다. 김씨는 “그동안 지역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성장했기 때문에 돌려줄 방법을 고민했었다”며 “지역 분들과 공존하는 공간으로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천강에 비춘달’은 겨울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해가 길어지는 여름에는 더 오래 문을 연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