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고천암호에서 공개촬영
봉준호·송강호 함께한 첫 영화

▲ 2002년 고천암 현장공개 촬영에서 메가폰을 잡은 33세의 봉준호 감독(사진출처 한국영상자료원)

 2002년 10월, 고천암호 갈대밭에 묵직한 카메라가 현장을 훑어 내려간다. 키 큰 갈대밭 때문에 전경으로 등장하는 엑스트라의 키는 175cm가 넘어야 했고 갈대밭을 훑어 내려가는 장면을 잡기 위해 슈퍼크레인이 동원됐다.
2003년 4월 개봉한 살인의 추억 줄거리 중 고천암 갈대밭에서의 대규모 수색장면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고천암 촬영부분은 현장공개로 진행돼 더 큰 관심을 모았다. 
2002년 10월, 현장공개로 진행된 고천암 현장촬영에는 많은 언론인들도 참석했다.
살인의 추억 제작진들은 현장공개로 촬영될 장소물색을 위해 방방곡곡을 뒤졌다고 한다. 
촬영당일 단 30초의 두 컷을 위해 제작진은 서울에서 5시간을 달려 고천암에 도착했다.  

▲ 배우 김상경이 80여 명의 전경들을 이끌고 고천암 갈대밭을 수색하는 장면

 당일 촬영한 장면은 서태윤(김상경)이 80여 명의 전경들을 몰고 갈대밭의 사체를 수색하는 것과 같은 시간 박두만(송강호)과 조용구(김뢰하)가 고천암 도로변에서 실뜨기를 하며 마냥 시간을 축내는 장면이다. 

▲ 배우 송강호(오른쪽)와 김뢰하가 고천암 도로변에서 실뜨기하는 장면

 또 발견된 사체 앞에서의 구토와 범인을 놓쳤다는 낭패감, 범인에 대한 분노, 도로변에 세워진 차량에 기대어 실뜨기 놀이를 하다 서 형사가 사체를 발견한 것을 알아채고 소스라치는 두 형사의 모습이 속도감 있게 담겼다.
실뜨기 장면은 봉준호 감독이 고천암 현장에서 제안해 이뤄졌다고 한다. 배우들은 실뜨기 장면을 위해 고천암 현장에서 열심히 실뜨기를 연습했다고 한다.
영화 살인의 추억은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으로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만난 첫 영화이다.  
‘살인의 추억’은 이춘재 검거로 지난해 화제로 떠올랐고 올해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면서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의 첫 영화 ‘살인의 추억’이 다시 화제다. 
살인의 추억을 비롯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은 다시 관객들을 만날 전망이다. IPTV는 봉준호 감독 특집관을 구성, 상영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한편 고천암 갈대밭은 50만 평의 국내 최대의 갈대군락지로 영화 살인의 추억을 비롯해 서편제, 청풍명월, 싸울아비, 바람의 파이터, TV드라마 해신, 추노 등의 촬영장소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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