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윤선도 손자 윤이후의
 『지암일기』 완역본 출간

 

 당시 해남지역에 살았던 인물과 인근 지역의 군수, 아전, 사찰의 승려 등의 이름과 해남의 생활모습, 고지명 600개소 등이 적힌 지암 윤이후(1636~1699)의『지암일기』가 완역돼 나왔다.
고산 윤선도의 손자이자 공재 윤두서의 생부이기도 한 지암 윤이후가 쓴『지암일기』는 윤이후가 말년에 고향집인 해남 옥천 팔마(팔산)와 화산 죽도를 오가며 쓴 것으로 집안의 크고 작은 일은 물론 인근 지역의 군수, 아전, 사찰의 승려 등과 교유한 일 등이 빠짐없이 기록돼 있다.
따라서 당대의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는 매우 풍부한 기록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이 일기가 해남을 무대로 하고 있어 당시 해남의 생활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지암일기』는 윤이후가 1692년(숙종18) 57세부터 그가 세상을 뜨기 나흘전인 1699년 64세까지 약 8년 동안 생활을 일기체로 쓴 것으로 총 3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약 28만여 자의 행초서로 쓰여 있는 방대한 양의 일기다. 
이번『지암일기』완역은 하영휘 성균관대 교수와 문숙자 서울대 객원연구원, 김영두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 이문현 전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등 연구자 8명이 2013년부터 번역작업을 시작해 약 8년간에 걸쳐 긴 번역작업을 한 끝에 완역된 것으로『지암일기』는 당대 정치·경제·사회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윤이후는 우리글을 고아한 시적 언어로 표현해 국문학의 최고로 평가받고 있는 고산 윤선도(1587~1671)의 손자로 고산의 문학적 경향을 잘 이어받고 있다.
윤이후는 여러 편의 작품을 남겼지만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지암일기』에 남긴 <일민가>다. <일민가>는 관직을 떠난 윤이후가 고향 해남의 화산 죽도에 머물며 강호에 묻혀 사는 초야일민의 심회를 읊고 있는 시다. 때문에 가사에는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작자의 모습과 정회가 잘 나타나 있다.『지암일기』에는 그밖에도 윤이후가 부르고 쓴 시와 산문 250여 편이 수록돼 있다. 
『지암일기』완역본은 일기의 원본을 쉽고 충실히 번역하고 있으며, 일기에 등장하는 인물 180여 명을 간략히 설명한 소사전과 고지명 600여 곳의 현재 위치를 정리 수록해 이해를 돕고 있다. 
『지암일기』가 번역돼 나옴으로 인해 윤이후가 별서를 짓고『지암일기』를 집필한 무대가 됐던 화산면 명금마을 앞 죽도의 위치가 밝혀졌으며,『지암일기』에 등장하는 해창, 해남읍 백치(백야리), 옥천 팔산 등 해남 곳곳의 지명과 인물들을 확인할 수 있는 등 당시의 해남 모습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너머북스. 1천272쪽. 5만8천원)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