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거오 미인대회
옥천면 거오마을 부녀회
옥천면 거오마을에서 제1회 거오 미인대회가 열렸다. 미인대회에 출전한 주민들의 얼굴엔 자긍심이 묻어있다.
대회 출전자는 ‘오월’, ‘홍련’, ‘춘향’, ‘가인’, ‘매화’ 등 예쁜 이름을 들고 출전했다. 누가 제일 예쁘나 뽐내고 있는 닥종이 인형들은 거오마을 부녀회원들이 만든 공예품이다. 인형 외에도 닥종이로 만든 접시, 조명, 서랍장 등도 미인들과 함께 전시돼 있다.
거오마을 주민들이 닥종이에 빠지게 된 것은 주민 중 목포과학대에 출강 중인 백숙희 교수가 닥공예를 지도하면서다.
주민들은 지난 2달 동안 백 교수에게 마을회관에서 닥종이 공예를 배웠다. 50대부터 70대, 그리고 방학을 맞은 중학생도 참여했다.
부녀회원들은 아침에 와서 밤늦게까지 작품을 만드는 데 열심이고, 서로 도우며 작업했다. 예쁜 작품이 완성되자 마을회관에서 전시회까지 개최하게 됐다.
부녀회원들은 겨울에는 일이 없는데 함께 모여 웃으며 공예를 하니 참 즐겁고 배움의 즐거움이 컸다는 소감을 말했다. 또 마을회관에 모여 작품활동을 하는 마을은 거오마을뿐이라며 마을에 대한 자긍심도 커진다고 덧붙였다.
부녀회원들이 밤늦게까지 작품 활동에 매달리자 마을이장은 회관 유류비를 걱정해야 할 입장. 그런데도 백종기 이장은 “부녀회원들이 한지공예를 통해 단합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참 좋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거오 마을회관을 찾은 정래기 옥천면장도 작품을 감상했다. 정래기 면장은 “마을회관에서 이처럼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며 단합해 전시회까지 여는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측면에서 대단하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거오마을은 ‘거오는 사랑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첫 활동이 닥종이 공예를 하며 마을주민들이 하나 되는 것이다. 좋은 작품으로 전시회를 연 주민들은 또 다른 즐거운 꿈을 꾸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편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무인카페’와 주민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거오대학’ 등이다.
백숙희 교수는 “십수년 강의를 했지만 이렇게 열과 성의를 다하고, 서로 작품을 도와 함께 끝내는 분들은 처음 봤다”며 “주민들과 함께 행복한 거오마을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