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나의 힘이 도움이 된다면
마을·사회단체 속속 나서 지원활동
마을노인 건강, 우리가
황산면 연호마을
황산면 연호마을은 코로나19를 마을공동체의 힘으로 이겨내며 마을민간 끈끈한 유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9일, 황산 연호마을 부녀회(회장 신옥회)는 새벽부터 음식준비에 바빴다.
이날은 한 달에 한 번 마을 어르신들에게 죽을 대접하는 날이다. 부녀회원들은 십시일반 모은 회비와 마을 청년들의 도움으로 소고기죽과 유기농과자, 파김치 80인분을 준비했다.
그런데 환하게 맞이할 줄 알았던 어르신들의 표정이 너무도 어두웠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표정들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마을회관이 문을 닫자 집 안으로 들어간 노인들. 마을회관이라는 공간이 단지 노인들이 시간을 때우는 곳으로 치부했는데 노인들에겐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였음을 새삼 확인하는 자리였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노인들의 건강뿐 아니라 외로움을 함께 극복할 과제가 부녀회와 청년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이날 부녀회원들은 간식 전달뿐 아니라 어르신들의 건강도 체크했다. 서해근, 이성옥 군의원, 조준영 면장과 면사무소 직원들 등도 동행해 힘을 보탰다.
화산부녀회·적십자회
면마스크 제작 나서
마스크 수급을 위해 화산면새마을부녀회와 적십자봉사회가 면 마스크 제작에 나섰다.
면내 저소득 취약계층 252명에게 배부될 면 마스크는 주변에서 빌린 재봉틀 6대를 활용해 필터 교체형으로 제작했다.
원단과 필터 재단, 고무줄 자르기, 원단 재봉, 완성품 다림질 등 공정별로 팀을 나눠 면마스크 생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국가적 위기상황에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필터교체형 면마스크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긍심을 가지고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산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난 2일 면내 거주 외국인노동자에게 100만원 상당의 일회용 마스크를 구입해 전달하는 등 민관이 협력해 지역주민 안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어르신께 간식 긴급제공
북일지역사회보장협의체
코로나19 여파를 이기기 위한 움직임이 북일면에서도 일고 있다.
북일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박상석)는 마을경로당 및 다중이용시설이 운영 중단됨에 따라 결식이 우려되는 노인들에게 영양죽을 포함한 간편식을 오는 16일부터 코로나 여파가 끝날 때까지 주 2회(월·목) 배달키로 했다.
비용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의 회의참석 수당으로 충당한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북일면 이장단과 여성단체 등 각 기관·단체의 후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북일면은 지난달 복지 안전망 강화를 위해 위촉된 명예사회복지공무원들과 협력해 결식 및 고독사 위험에 있는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상시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한다.
코로나 끝날 때까지
황산면 한자마을
황산면 연호마을의 움직임에 이웃 한자리마을도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주제는 마을회관 폐쇄에 따른 대책마련이었다.
한자리 마을도 마을공동체사업에 대한 논의가 젊은층에 의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 공동체 일환으로 일주일 한 번 음식배달을 하기로 했다.
마을회관 폐쇄로 운영비가 줄자 노인회는 부식을 마을회관 운영비로 충당키로 했고 부녀회는 도시락을 맡기로 했다. 어촌계 청년들은 배달과 함께 어르신들이 더 필요한 것, 원하는 반찬 등의 의견을 청취키로 했다.
한자리 주민들은 최소 4월 말까지 어르신들을 챙기기로 힘을 모았다.
두 마을의 소식은 페이스북과 이장단회의 등을 통해 해남의 다른 마을에도 알려졌다.
코로나 위기를 마을 공동체회복으로 전환한 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