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 ‘해남수세투쟁’ 발간
전남대 윤수종 교수 펴내

 예나 지금이나 농민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저수지 물을 쓴다. 그런데 저수지 물을 돈을 내고 써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농지개량조합은 일제강점기에 존재했던 수리조합을 이어받은 조직으로 농민들에게 물값을 징수했다. 물값은 갑오농민전쟁 당시에도 저항의 상징이었고 일제강점기 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저수지 물값을 거부하자는 운동이 1980년대 전국 농민들 사회에서 들불처럼 일어났다. 그 진원지가 바로 해남이었다. 

▲ 1987년 11월26일 해남부당수세거부 결의대회 모습

 1987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해남농민들의 수세투쟁은 대규모적인 성격을 띠었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일어나던 농민운동이 수세투쟁을 계기로 조직화되고 규모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또 수세투쟁을 계기로 농민조직이 면단위까지 구성되면서 체계화된 농민운동의 기틀도 마련됐다.
해남수세투쟁을 총괄한 책자가 나왔다. 전남대 사회학교 윤수종 교수에 의해 발간된「해남수세투쟁」은 해남농민들의 수세투쟁과정을 일정별로 따라가며 기록했다.
이번 책 발간에는 수세투쟁에 앞장섰던 오근선(설아다원)씨가 당시 발행된 각종 전단지와 회의록, 일기처럼 기록한 상황일지 등이 있어 가능했다.
해남수세투쟁은 한국 농민운동사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든 투쟁사로 알려져 있지만 이에 대한 기록물은 없었다. 특히 수세투쟁의 전국적인 기폭제가 됐던 해남수세투쟁은「해남군지」등에도 빠져 있어 아쉬움이 컸다. 
저서에는 부당수세 거부 실천대회 포스터를 비롯해 가두방송 안내문 등도 소상히 기록돼 있어 당시의 용어나 투쟁규모 등을 엿볼 수 있다.
해남군에서 시작된 수세거부투쟁은 김대중 대통령 때 이르러 폐지된다. 또 독자적인 조직이었던 농지개량조합은 농어촌진흥공사와 농지개량조합연합회와 통합돼 정부산하 농업기반공사로 전환된다. 
농민들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해낸 수세거부투쟁을 계기로 1990년 9월 해남군농민회가 공식 창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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