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호 뜬섬(53만평)은 그냥 간척지가 아니다. 한반도 더 나아가 동아시아의 뜬섬이다. 남으로 남으로 밀린 겨울철새들의 종착역이다. 또 나그네 여름새들의 중간기착지이다. 개답공사 전 뜬섬 일대는 람사르 습지지정 가능지로 조사되었으며, 한때는 순천만보다 더 많은 기대를 모았다. 뜬섬의 진정한 가치는 생태환경에 있으며, 금덩어리와 같은 곳이다.
친환경은 생물종다양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인간의 간섭이 없는 섬, 호수에서 낮은 저습지와 농경지 등도 있어야 한다. 이런 곳이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건강한 자연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해남 간척지 개답공사는 어떠하였을까? 시행자측은 친환경공사라고 누누이 강조하였지만, 해남의 간척지 논에서 희귀물새들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 많던 황새, 노랑부리저어새, 재두루미, 물떼새 등이 그들이다. 사실 개답공사는 환경파괴였던 셈이다.
지금 정부는 10년 전 뜬섬을 생태보존지역으로 남겨두겠다는 약속을 깨고, 260억원을 들여 뜬섬에 다리 공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도 친환경공사란다. 뜬섬 다리는 자연생태계를 위협하는 고속도로이고, 약 150만㎥를 준설한 후 높은 제방을 축조한다하고, 탐방로 시설 및 탐조대 설치, 게다가 8㏊의 공공생산시설 부지, 뜬섬을 직선으로 관통하는 수로 건설 등은 이전의 개답공사를 답습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공사는 금덩어리 뜬섬을 돌멩이로 만드는 토목공사이다.
생태농업으로 농업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 일본의 선진사례가 있다. 후쿠오카 하카다만에서는 인공섬 10만평을 만들어 노랑부리저어새를 보호하고, 낙동강의 고니마저도 불러들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또 효고현에서는 멸종된 황새를 텃새화하였고, 황새 브랜드쌀을 만들었는데, 없어서 못 팔 지경이란다. 또 동경 근처 가부쿠리에서는 기존 30만평의 늪지가 침수가 잦자 논 20만평까지도 아예 습지로 만들었다. 그러자 고니 등 다양한 희귀물새들이 찾아 들었다. 따라서 인근 420㏊ 정도의 논들을 최근 람사르 습지로 등록할 수 있었다. 세계 1호 논습지가 일본에서 탄생한 것이다. 한편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지금 정부는 10년 전 약속을 깨고, 최후의 보물과 같은 뜬섬의 공간마저도 파괴하려 한다. 우리정부는 생물의 멸종을재촉하고, 농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뜬섬을 보존하는 것은 철새 몇 마리 보호하자는 것이 아니다. 살아있는 환경을 만들어 잘 살아보자는 것이다. 예컨대 간척지 뜬섬 일부는 그 동안 준설과 매립으로 없애버린 갯고랑을 대신하는 습지를 만들어야한다. 여기에 친환경 농업으로 논습지 공원을 조성하자. 환경이 살아나면 희귀물새들이 다시 몰려들고, 황새와 같은 멸종위기종의 복원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람사르 논습지 1호를 지정받자. 그때 해남 농산물의 친환경 브랜드 문제는 자연히 해결 될 것이라 믿는다. 간척지논 생태환경 복원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보자. 260억원 예산으로 람사르 습지를 준비하면 어떨까? 농림수산식품부, 전남도, 해남군, 농어촌공사와 함께 만들어 갈 것을 제안한다. 진정한 생태환경 복원! 이제 절박하다. 최후의 한방울, 바로 뜬섬이다. 마지막 기회이자 농업의 미래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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