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근거 제시해야 한다

2013-10-21     해남우리신문
전시 가치 및 학술적 가치가 없다.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다.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은 2009년 제1종 종합박물관으로 등록됐다. 종합박물관으로 등록하기 위해선 전시물에 대한 전문가들로부터 전시가치와 학술적 가치를 검증받아야 한다. 당연히 가치가 있기에 제1종 종합박물관에 등재된 것이다.
그런데 감사원이 전시 및 학술적 가치가 없다는 감사내용을 발표했다. 근거로 제시한 것이 전시물의 보존 상태이다. 또 수장고에 있는 전시물 대부분이 공예품이라고 적시했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도 실물을 박제한 작품인지, 공장에서 찍어낸 공예품인지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감사원에서 감사를 나온 직원은 공예품이라고 밝혔다.
공예품, 달리 말하면 모조품, 더 나아가 해석한다면 가짜이다. 지금 해남지역에선 감사원 감사내용을 보고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 전시물이 가짜라더라는 확대 해석의 말이 나돌고 있다.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 임양수 관장은 이 분야에서 33년간 종사해온 전문가이다. 그의 작품은 이곳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뿐 아니라 완도 여수 부산 광주 서천 등 해양관련 박물관에 숱하게 전시돼 있다. 감사원 주장처럼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의 전시물이 전시 및 학술적 가치가 없다면 그의 작품이 전시된 숱한 박물관의 작품들도 가치가 없는 셈이 된다.
임양수 관장은 땅끝 외진 곳에서 박물관을 운영하지만 자신이 직접 박제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버텨왔다고 한다.
이번 감사원 감사내용은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한 것이며 땅끝에서 12년간 박물관을 운영해온 신념의 삶마저 부정해버린 것이라고 허탈해 한다.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은 해남 유일의 민자유치 성공사례이다. 공립도 아닌 사설박물관이 땅끝에 위치하며 해남 군민에게 해양자연사박물관이 해남에도 있다는 긍지를 심어준 곳이다.
감사원은 감사결과로 내놓은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의 전시 및 학술적 가치가 없다는 내용에 대해 밝혀야 한다. 또한 어떤 것이 공예품이었는지에 대해서도 밝혀야 한다.
국가 공기관의 발표로 한 개인의 명예가 실추됐고 해남의 자랑인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의 위상도 땅에 떨어졌다.
감사원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감사결과를 발표했다면 이는 공기관의 실추를 의미한다.
감사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해남과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감사원은 근거를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