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아빠 캠프를 마치고-아빠는 아이가 이렇게 잘 웃는지 처음 알았단다
2013-11-11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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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정책담당으로서 나 또한 저출산 극복을 위해 어떻게,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 남성들의 육아 및 가사에 대한 협조가 이뤄진다면 출산율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해 아빠와 자녀들이 함께하는 땅끝 아빠캠프를 기획하게 됐다.
땅끝오토캠핑장에서 2~3일까지 1박 2일 간의 캠프에 과연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질까하는 우려는 접수 시작 이틀 만에 전체 10가족이 접수 완료하였고 그 이후로도 문의전화가 쇄도해 나의 염려는 기우라는 걸 실감하게 됐다. 접수 마감에 아쉬움을 표하는 가족들을 보며 가족단위 행사에 대한 부모들의 높은 관심에 감사의 마음까지 들었다.
캠프 시작 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이 엄마의 일방적 접수로 서먹서먹해 하던 아빠, 집에 할 일도 많은데 몸만 여기에 와 있으니 마음이 불편하다는 아빠들이, 캠프가 시작되자 점차 프로그램에 녹아들며 즐거워하는 표정을 보니 흐뭇하기 그지없었다. 자녀들에게 쓴 편지를 직접 낭독하면서 말문이 막혀 차마 편지를 읽지 못하고 우는 아빠, 편지내용을 들으면서 감격해, 참았던 울움을 터뜨려버리고 마는 자녀들로 행사장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지켜보는 나 또한 콧날이 시큰해지는 순간이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아빠와 아이들이 서로 얼굴을 비비면서 안아주는 등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이 밀려왔다.
캠프를 마치고 작성한 소감문에서는 직접 요리해서 먹으며 엄마의 빈자리를 실감하고, 자녀들이 이렇게도 잘 웃는지 처음 알았다는 아빠, 엄마 일을 많이 도와야겠다는 아빠와 아이들의 다짐들, 그동안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갖지 못했던 아쉬움에 대한 반성들, 그래서 앞으로는 가족들과 정기적인 여행시간을 갖겠다는 아빠선언 등을 보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보다 진전된 다양한 변화들이 해남군의 출산율 제고에 분명 도움이 되겠다는 확신이 들면서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즐겁고 가벼웠다.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해남군이 주최한 아빠캠프는 일반가정에서 접근하기 쉽지않은, 아빠와 자녀의 친화적 프로그램을 지자체가 제공함으로써 남성들의 육아 및 가사참여 문화 확산에 이바지하고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분위기 조성으로 범국가적 문제인 저출산 현상 극복에 긍정적 결과로 작용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