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집단 살처분, 과연 옳은가

2014-02-21     해남우리신문


영화 혹성탈출은 인간의 지능을 초월한 원숭이가 인간을 지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에선 원숭이들이 인간을 지배할 뿐 아니라 사육을 한다. 인간을 사육하기 위해 생각할 수 있는 사고 기능마저 제어시킨다.
영화 감기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급기야 인간을 살처분한다. 영화는 치사율 100%에 이르는 감기 바이러스 확산에 국가는 재난을 선포하고 죽은 자와 아직 죽지 않은 자가 뒤엉켜 매립, 소각 당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지구상에 최고의 지능을 가진 인간은 동물들을 사육한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 동물을 사육하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살육, 이것은 최고의 지능을 가진 인간에게도 주워진 일이 아니다.  
영화 혹성탈출에서처럼 지구상에 인간보다 더 지능화된 종이 탄생해 인간을 무자비하게 살육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종으로 분류돼 집단 살처분이 이뤄진다면, 인간의 입장에선 정말로 끔찍한 일이다.  
전남도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농장 반경 3㎞ 이내 가금류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선별 실시키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른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했던 농가와의 형평성 문제와 AI 예방차원에서 위험지역인 3km 이내의 가금류를 살처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24일 AI가 발생한 송지 마봉리 농장에선 1만2500여 마리의 오리가 살처분됐다. 인근 3km 이내에 있는 송지 신흥리와 신기마을 닭오리 농장 2곳도 모두 매몰 처분됐다. 3만998마리였다. 지난 16일에는 마산면 송석리 육용오리 1만3500마리와 반경 500m내 사육오리를 포함해 4만700마리가 살처분됐다.
과연 이 오리 중 조류 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것은 몇 마리나 될까. 짧은 시간안에 수만 마리의 동물을 땅에 묻어야 한다. 숱한 울음소리를 들으며 살처분해야 한다.
조류 인플루엔자(AI)는 인간이 만든 질병일 수 있다. 무분별한 살처분은 지양해야 한다.
조류 인플루엔자(AI)에 대해선 난리를 치면서 밀식으로 사육된 오리와 닭 달걀에 대해선 왜 함구를 하는가. 그것도 결국 인간이 먹을 음식인데. 인간에 의한 집단살육, 그건 죄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