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팠던 무등산이여
2014-02-28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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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산행을 하려니 다소 어색함이 있었는데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친절한 모습의 김기현 회장님과 임원진들의 활기찬 분위기를 보며 자연스럽게 산행에 합류했다.
몇몇 아는 사람끼리 하는 산행도 좋지만 산악회에 정식으로 가입해 각 지방에 있는 다양한 산의 기운을 즐기는 것도 또한 좋을것 같아 이제는 주위 사람들에게 산악회 가입을 추천하고 있다.
2월 정기산행은 광주 무등산이었다.
막상 가까이 있는 산이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산이라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은 산이었다.
이동하는 도중 무등산의 어원이 궁금해 스마트폰으로 찾아 보았다.
없을無 등급等으로 비할 데 없이 높고 큰 산이라 등급을 매길 수 없다는 게 산 이름이다.
어느덧 무등산 입구에 걸려 있는 어머니의 품 안 같은 포근한 무등산이라는 문구를 보니 정겨움이 든다. 과연 무등산은 어머니 품 안과 같을까 하는 약간의 궁금함이 인다.
오늘 코스는 옛 선조들이 걸었다는 옛길인 서석대로 이르는 코스다. 완만하게 시작된 산길이 갈수록 가파른 경사길이 되고 추운 날씨를 대비해 겹겹이 껴입은 옷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서석대에 오르니 탁 트인 곳이라 겨울의 매서운 바람 때문에 흘린 땀이 한기로 다가왔다.
그래도 서석대에 올라온 등산객들은 멋진 상고대와 겨울산에 인증샷을 남기고자 너도나도 서석대라는 푯말 앞에서 사진을 찍기 한창이다.
인왕봉 정상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장불재로 내려왔다.
장불재에는 많은 산악인들이 음식을 먹고 있었다.
청명산악회의 인원을 수용할 공간이 없어 밖의 벤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추운 장소였다. 그래도 저마다 준비해 온 도시락을 껴내 놓고 옹기종기 모여 반찬을 나눠 먹으니 그 맛이 입안에서 쾌재를 부른다.
내가 가져온 반찬은 집에선 별로였는데 이곳에선 맛이 너무 다르다. 이 또한 산이 준 선물이라 생각된다.
산에서 식사를 마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나머지 산행은 오르고 내림이 없는 평지와 같은 길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유유자적함을 느꼈다.
산행 시간은 대략 4시간 30분 정도, 추위와 더위 오르막길과 평지, 내리막길이라는 변화가 있어 좋았다.
산행을 마친 뒤의 하산주는 산행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과정. 8조 조장님께서 가져 오셨다는 흑산도 홍어에 막걸리 한 잔. 그야말로 오늘 산행의 방점이라 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도곡 온천장에 들러 쌓인 피로를 풀고 그 뒤에는 청명식당. 회장님이 손수 장만하신 김치찌개가 준 든든함, 부러울 것이 없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청명산행. 항상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
다음 달 산행은 경상도 하동에 위치한 금호산에서의 시산제이다.
벌써부터 다음 청명산행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