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도리 섬을 아십니까.생활권은 해남 소속은 완도

2010-05-20     해남우리신문
 

토끼를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섬 토도리. 하루 두 번 밖에 길이 열리지 않는 토도리 섬을 아십니까.
해남과 완도 경계에 있는 변방의 섬, 완도군에 속한 섬이지만 수백 년 동안 해남 북일면에 생활권을 둔 작은 섬마을이다.
북일 갈두마을에서 토도리로 연결된 기다란 바닷길. 토도리 섬 주민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의 길이요 세상 사람들의 발길을 토도리로 이끄는 단 하나의 길이다.
이 길을 따라 북평우체국 집배원이 토도리로 편지와 선물을 나르고 해남 택배회사 차량도 이 길을 따라 토도리로 향한다.
생활권이 해남이다보니 전화번호도 533 내지 534로 해남국번이고 우편번호도 537-813번이다. 따라서 전화가 고장 나면 해남KT에서 우편물은 북평우체국에서 관리한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일 갈두리와 1km정도 떨어진 토도리. 가까운 해남군을 나두고 머나먼 완도군으로 행정구역이 분리돼 있으니 주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 아니다. 마을이장은 하루 두 번 길이 열리는 시간에 맞춰 북일면으로 나와 북평 남창을 거쳐 군외면으로, 완도군청으로 나다니며 일을 봐야 한다.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노령층이 주인 이 마을 사람들은 바닷길을 걸어 갈두로 나와 버스를 타고 북일 좌일에서 내려 완도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일을 수없이 반복하며 지금껏 살고 있다. 또한 갈두에 논밭이 있는 주민들도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대를 이용해 농사를 지으러 간다.
토도리 주민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바닷길은 하루에 딱 두 번만 열린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바닷길에 모든 시간을 맞춰야 하는 생활. 밖에서 일을 본 후에도 바닷길이 열려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토도리 주민들은 섬 밖 생활은 주로 남창에서 이뤄진다. 시장도 남창장을 이용하고 병원도 생활용품 구입도 대부분 남창에서 해결한다. 교통이 발달되기 전에는 걸어서 갔기에 갈두리 주민들과 교류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차량으로 주로 이동하기 때문에 버스를 같이 타는 것 외에는 교류가 별로 없다고 한다. 23가구가 거주하는 토도리에는 한때 분교도 있었고 작은 파출소도 있었다. 분교는 95년도 폐교됐고 파출소는 교회 건물로 변했다. 그러나 교회를 다니겠다고 나선 주민들이 없어 교회는 현재 비어있다.
토도리 주변은 온통 갯벌이다. 물이 빠진 시간대에 가면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장관을 이루고 이곳 갯벌에서 주민들은 굴을 채취하고 낙지를 잡는다. 토도리 옆에는 더 작은 섬인 장구 섬이 있다. 장구모양을 닮아 지어진 이 섬까지는 물이 날 때 모래 길이 열린다.
해남과 완도 경계에 있는 변방의 섬. 해남이나 완도에서나 그러한 섬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이 섬은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표지판이나 이정표를 발견하기도 힘들다.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 북일 갈두마을에서 단 3분이면 도착하는 외로운 섬 토도리를 가볼 것을 권한다.
박영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