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에 무늬 있는 희귀한 야생화의 천국
2010-05-20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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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한 야생화와 특이한 꽃들이 벌이는 봄의 향연. 삼산 목신마을 입구에 위치한 야생화 화원은 우리지역 야생화의 보고이다.
삼산면 목신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조그만 야생화들의 은은한 향내가 뽀송한 아이의 몸내음처럼 다가온다. 녹색의 싱그러움 속에 살포시 내민 붉은 야생화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한량없이 끌어당긴다.
화원을 울타리처럼 두르고 하나 둘 벙글어지기 시작하는 분홍 찔레 향에 취해 눈을 감으면 아련한 추억속의 연인이 다가온다. 꽃보다 고운 무늬화초의 이파리들에 송글송글 맺힌 빗물은 이제 막 머리를 감은 처녀를 보는 것처럼 싱그럽기만 하다.
목신 야생화 화원(손광길)에 가면 온갖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봄꽃은 유난히 노란꽃이 많고 여름 꽃은 흰꽃이 많은데, 목신 야생화 화원에 가면 갖가지 빛깔의 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족두리꽃과 초롱꽃, 천남성은 수줍음이 많은지 꽃들이 이파리 밑에 숨어 있어 잎을 들춰보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 특히 족두리꽃은 이파리들이 땅바닥에 낮게 깔려 자라는데, 꽃은 그 밑에서 흙빛과 비슷한 짙은 고동색으로 피어난다.
가녀린 꽃대 끝에 매달려 허공에 피어난 것 같은 보라색 매발톱꽃, 수탉의 화려한 벼슬 같은 붉은 인동, 좀처럼 때가 타지 않을 것처럼 줄지어 핀 분홍빛 금낭화도 보는 눈을 시원하게 한다. 바람이 불면 돌아갈 것만 같은 마삭줄꽃은 바람개비꽃이라고도 불리는데, 덩굴성 허브 식물로 요즘 각광을 받고 있다.
둥굴래는 옆으로 뻗은 줄기에 밑으로 꽃이 달리는데, 일반 둥굴래는 하나의 꽃대에 두 개의 꽃이 달리지만, 왕둥굴래는 많게는 10개까지 꽃이 달려 풍성한 느낌을 준다.
산야에 핀 병꽃은 흰색과 노란색으로 이미 시들었는데, 야생화 화원의 무늬 병꽃은 분홍빛으로 연노랑 이파리의 무늬와 잘 어울린다.
석곡하면 보통 키 작은 난으로 보랏빛 꽃을 연상하지만 야생화 화원에 있는 석곡은 반투명의 흰꽃이다. 한때 달마산 바위 절벽에 지천으로 자생했다는 꽃, 사람들이 한약재로 쓰기 위해 채취를 해버려 지금은 야생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자란은 자색 난초라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우리 지역의 야트막한 산에 자생하는 꽃으로 고고한 자태와 천상에서만 필 것 같은 빛깔 때문에 손을 대기가 조심스럽다.
야생화 화원을 울타리처럼 둘러싸고 있는 분홍 찔레는 이 화원의 상징이다. 이제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하는 붉은 찔레는 6월이면 마을 입구를 온통 붉은 빛으로 수를 놓는다. 우리의 산야에 피어나는 야생화와 희귀한 무늬화초의 식물원 목신 야생화 화원에 들르면 우리 자연에 대한 사랑도 함께 피어난다.
박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