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아이들
올해 몇몇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흡연예방교육을 하게 됐다. 여러 학교를 다니다 보니 각 학교들만의 다른 분위기를 보게 된다. 이는 학생들과 직접적으로 만나다보면 학생들의 참여 태도로 판단하게 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을 받다보니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 지루하고 재미없을 수도 있다.
담배 값 인상에 대한 것, 건강보험공단에서 담배회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내용, 1년에 흡연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사망하는 사람 등에 대해 설명을 하고 담배의 어떤 성분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청소년 시기에 흡연이 더 안 좋은 이유 등 다양한 내용에 대해 동영상을 시청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집중하는 아이, 멍 하니 쳐다만 보고 있는 아이, 잡담을 하거나 잠이 와 조는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한다.
그런데 참 특별한 경험을 했다. 2주 전 두륜중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하는데 모든 친구들이 집중을 잘하고 질문을 하면 아는 학생들은 대답도 잘 한다. 산만하게 움직이거나 잡담을 하는 친구들이 전혀 없었다. 학생들 스스로가 수업을 즐기면서 참여하는 것이 느껴졌다. 마무리 하면서 학생들에게 “참여하는 태도가 정말 좋아 선생님도 기분이 좋았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끝나고 나오면서 교장 선생님께 “아이들이 참여하는 태도가 너무 좋아 그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행복했다”고 말씀드렸다.
시작하기 전에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작은 학교이다 보니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해 관심 갖고 관계를 맺을 수 있어 좋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선생님들에 대해 경계를 하는데 조금 지나면 선생님의 마음을 알고 믿으면서 소통이 잘 된다”고 한다.
답은 바로 그것이었다. 아이들의 태도는 따뜻한 관심, 인정과 존중을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성을 보이고 있었다. 중학교 아이들에게서 보여지는 무기력함이 없고 과하게 거친 표현을 하는 아이들도 없다.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이 돼 있었고 당당하면서도 앞에서 하고 있는 선생님에 대한 배려까지도 느껴졌다. 전체 학생들이었는데 모범생들만 모아 교육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모든 선생님들이 교사로서 좋은 역할을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의 권위로써 아이들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잘 듣고 함께 좋은 방법을 찾은 교육, 아이들은 존중받기 때문에 관심 끌려 하지 않고 반항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선생님께 이야기를 하면 교사의 권위에 도전한다고 생각해 심하게 야단을 치거나 수행평가 점수를 깎는 교사도 보았다. 아이들이 성숙해 가는 과정이다 보니 방법에 있어서 교사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지만 교사가 어떻게 역할 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생활은 많이 달라진다.
두륜중학교 아이들을 보면서 ‘너희들은 참 행복한 아이들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 자신까지도 행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