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남쪽바다

2014-04-14     해남우리신문

4월 정기산행 여수 금오산 (323m), 아침 5시 50분에 도착해보니 벌써 버스가 절반쯤 차있다.

낯익은 반가운 얼굴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5시59분이 되니 45인승 버스가 입추의 여지없이 만석이 됐다.

만석이 돼 버린 버스가 내심 기쁘면서도 오가는 도중 불편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걱정된다. 혹 모를 상황을 대비해 회장이 미리 준비해놓은 승합차 15인승에 나눠 타고 내 고향 여수를 향해 달린다.

가는 도중에 엄마가 살고 계시는 친정집과 이모집 삼촌집을 옆으로 지나치며 약 한시간 후인 8시 50분경에 여수 돌산죽포마을에 위치한 금오산 입구에 도착했다.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몸을 풀고 산행을 시작, 4월치곤 약간 차가운  바람이 불어 좀 추운느낌이 들었지만 이내 10분도 되지 않아 날씨가 너무 평온해지고 몸에선 땀이 나기 시작한다.

어느 산이나 오를 땐 힘들지만 바다가 펼쳐진 경관에 시종 감탄사, 앞 뒤에서 감탄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흔들바위 전망대에서 임포를 바라보니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오늘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다도해를 바라보는 시원한 풍경, 발밑에 펼쳐진 코발트색 바다와 조각처럼 흗어진 섬들.

정상에서 인증샷을 한 후 향일암을 향해 내려가는 길에 정말 진기한 광경이 펼쳐진다. 산에 있는 바위들이 신기하게도 모두 거북의 등껍질 모양과 거의 흡사하게 줄이 그어져 있다. 그래서 금오산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금오봉을 지나 내려오는 길은 암릉구간이 끼어있어 조심스레  철계단을 내려오니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처의 하나인 향일암이 자리하고 있다.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을 가진 향일암은 관음전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거대한 바위로 만들어졌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향일암 일주문을 거쳐 해수 관음상과 바다를 향한 수많은 돌거북들까지 고향방문을 반기는 듯하다.  

향일암서 내려다본 거북머리 형상의 섬을 보며 산의 이름이 거북 오자가 들어간 이유를 알 것 같다.

2009년 화재로 소실돼 다시 복원된 향일암은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탐방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산을 내려와 오동도에 동백열차를 타고 들어가 시원하게 펼쳐진 음악분수대를 보며 잠시 숨을 고른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우린 또 한번 흥으로 뭉친다.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