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보름달같은 마음으로 주위를 돌아보자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어렸을 적 추석이 가까워 질 무렵이면 자주 불렀던 동요의 한 구절이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추석이 오려고 지난 여름은 그렇게 길었나 싶다.
처서에도 끄덕하지 않던 더위가 다행히 백로가 지나자 그 기세가 한풀 꺾였다. 오지 않을 것 같던 가을이 온 것이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서늘하기까지 하다.
추석 때가 되면 자주 듣는 덕담이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이다.
하늘은 높고 곡식과 열매는 익어서 지난 여름의 무더위와 고단함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좋은 절기다. 햇
곡식과 과일도 풍성해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도 있다.
밤이 되면 일 년 중 가장 둥근 달이 떠서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고 가족이 모여 정담과 송편을 나누는 풍경은 생각만 해도 정겹다. 풍요롭고 넉넉한 한가위 보름달처럼 우리들의 삶도 그렇게 넉넉히 살아가자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전국 어느 곳에 있든지 이때만큼은 고향을 찾고, 선조를 찾아 자기의 오늘이 있음을 감사해 한다. 그래서 어려움을 마다 않고 10시간이 걸리든 20시간이 걸리든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을 찾는다.
하지만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긴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걱정하는 이웃들도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된 이웃들, 특히나 올해 우리 지역은 세월호 여파와 메르스 등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 그분들에게 그나마 지금까지 해왔던 배려나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이웃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분들에게 조그마한 위로라도 드리기 위해 우리 모두 내가 먼저 작은 것부터 나누는 실천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린 과거 70년대만 해도 우리들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가정에서 밥을 지을 때마다 한줌 쌀을 모아 두었다가 이를 이웃에 기부하는 좀두리 문화를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했었다.
물론 그 당시에는 학교나 관공서에서 주관 했지만, 이 것은 우리 선조때부터 내려온 좋은 관습이었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나누는 문화와 정서가 바쁜 일상으로 인해 잠시 희미해진 것일 뿐, 우리 사회에는 아직 가슴 따뜻한 나눔의 실천이 예전부터 지금까지 사회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흔히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고 한다. 그동안 바쁜 일상으로 주위를 살필 여유가 없었다면, 올 추석을 통해서라도 소박하고 따뜻한 정을 나눠보자.
굳이 큰 것을 줘야 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실천하는 용기를 가져 보자.
비록 넉넉하진 않지만 나보다 힘든 이웃을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배려하고 나누어, 소외된 이웃 없이 모두가 풍요롭고 넉넉한 마음으로 한가위를 지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