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상 타결, 상생 향한 첫걸음

2014-06-20     해남우리신문


우리는 극약처방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터지니 해경을 해체하라. 사고가 수학여행으로 일어났으니 수학여행을 없애는 안을 검토하라. 6․4지방선거에서 진보 교육감 출신 13명이 선출되니 교육감 선거를 없애자 등. 문제가 발생하거나 자신의 뜻과 맞지 않으면 없애라이다. 극약처방, 문제해결이 너무도 간단하다.

사회는 언제나 갈등과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력이며 지혜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회는 성숙하고 또 다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게 된다.

박철환군수가 재선에 성공해 7월 1일 취임을 앞두고 있다. 물론 군정운영은 이미 시작됐다. 박 군수는 선거기간 타 후보들로부터 불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초선 때 군민들과의 각종 불화음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환경미화원들과의 단체협상 미 타결이었다. 47회의 협상, 빈번히 무산됐고 만나는 횟수만큼 상호 불신은 커갔다.

그런데 박 군수의 재선과 동시에 단체협상이 타결됐다. 환경미화요원들이 요구한 94개항 중 80개 항이 조율되거나 받아들여졌다. 환영할 일이다. 3년8개월간의 기나긴 과정에서 얻어진 결실이라 상호간에 상생의 느낌도 클 것이다. 환경미화원과의 단체협상이 긴 시간을 끈 것은 상호 입장 차이도 있었지만 불신의 벽이 타결을 가로 막았다. 협상과정에서 주고받은 이야기가 녹음돼 언론으로 유포되면서 더욱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그동안 협상이 외부의 참여로 더욱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녹음파일을 유포한 것도 단체협상에 들어간 이가 아닌 외부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항간에선 이를 두고 환경미화원의 단체협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단체협상 이후 남은 것은 임금협상이다. 임금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선 환경미화원들의 자체 정치력과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

해남군도 이번 단체협상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갈등의 미 해결은 더 큰 갈등을 양산하고 상호 불신의 벽만 키운다는 사실, 또한 상호 불신은 작은 공동체를 급속히 냉각시키고 해볼테면 해보라는 힘의 논리, 안하면 되지라는 간단한 해법만을 찾게 된다.

환경미화원들의 단체협상 타결, 가장 힘든 곳에서 일하는 그들이 얻는 타결이기에 더욱 환영한다. 해남군의 입장에서도 노조와의 단체협약 체결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였을 것이다. 이번 단체협상 체결은 상호 신뢰와 상생을 향한 첫걸음이다. 박철환군수의 소통과 상생의 군정을 향한 첫걸음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