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흰 내 삶의 전부다”

2010-05-30     해남우리신문
“사랑하는 소연아! 은영아! 예쁘게 자라줘서 고맙다. 할머니는 너희들을 너무도 사랑한다.”
북평면 오산마을 강여임(69) 할머니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손녀 소연(중2)이와 은영(초5)이가 삶의 전부다.
딸 부부가 이혼하면서 고아원에 맡겨졌던 아이들을 데려다 키운 지도 어언 10여년이 흘렀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다고 말하는 강 할머니는 여름이면 굴과 낙지잡이에 나서고 마늘과 쌀농사도 지으면서 억척스럽게 돈을 모은다.
이유는 단하나. 외손녀들을 남들처럼은 키우지 못할지언정 최소한이나마 다른 아이들과 비슷하게 키우기 위해서다. 대학만큼은 반드시 보내주고 싶다는 강 할머니의 희망을 아는지 소연이와 은영이는 공부도 제법 잘한다.“애기들이 겁나게 예쁘당께, 이렇게 이쁜 애기들이 세상에 또 있당가. 힘들게 농사일을 하더라도 애기들 생각만 하면 힘이 부쑥 생긴당께”라고 강 할머니는 말한다.
강 할머니의 손녀 사랑은 인근에서 자자하다.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에 주변 사람들의 응원도 크다. 북평면사무소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케이크와 꽃바구니 등 선물을 마련해 작은 생일파티도 열어주고, 북평면 생활개선회원들은 사랑의 끈 잇기 사업일환으로 재활용품 수집 수익금으로 강 할머니를 지원해 주고 있다.
자신에게 맡겨진 외손녀들에게서 오히려 삶의 가치와 힘을 얻는다는 강 할머니. 이 아이들이 없었으면 내 삶이 얼마나 팍팍했겠느냐고 반문하는 할머니에게서 우리네 어머니들의 깊은 사랑을 읽는다.
김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