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즐거운 설

2010-02-22     해남우리신문
설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 맞이하는 새해의 첫머리이다. 설이라는 말의 어원은 ‘설다, 낯설다’ 등의 어근 ‘설’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익숙했던 묵은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새해에 대한 낯설음이란 의미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새해에 많은 계획들을 세우게 된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발걸음을 옮길 때 / 내 발 밑에 밟혀 죽는 작은 벌레와 풀잎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소서 / 새해에는 연약한 것들을 아끼고 쓰다듬을 수 있는 손길을 주소서 / 빛나지 않는 것들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주소서 / 외롭고 쓸쓸한 것들의 옆에다 내 몸을 세워 주소서 / 울긋불긋 네온사인 아래 부초처럼 떠돌게 하지 마시고, / 고요한 촛불 하나에 마음을 단단히 기대게 하소서”
안도현시인은 작은 풀잎과 벌레도, 연약하고 빛나지 않은 것에도, 외롭고 쓸쓸한 것에도 관심을 갖게 해달라고 노래하고 있다. 새해 아침은 모두에게 의미 있는 날이기를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설날 아침이면 정갈한 옷으로 갈아입고, 먼저 집안 어른들께 세배를 드렸다. 그러면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복돈으로 세뱃돈과 덕담을 건넸고, 함께 조상의 차례를 모셨다. 이처럼 경건한 마음으로 조상을 모시고 한해의 계획을 세워야 할 날이 고통인 사람들도 있다.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설 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왔다. 고향을 찾는 귀성객이 늘어나면서 설 연휴의 대부분을 길에서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심적·물적 부담을 느끼면서도 선물을 준비해야 하고, 하루 종일 상차림과 설거지에 시달려야 하는 주부들의 고통도 늘었다. 이러다보니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겠다며, 역귀성을 하는 부모들도 늘었다.
명절은 모두가 함께 즐거워야 할 날이다. 서로 조금씩만 배려하고 돕는다면 설 때문에 욕설이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