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 떼와 지금의 우리사회
2014-09-05 해남우리신문
온 국민이 가족을 만나는 한가위이다. 그러나 세월호 유족들에겐 아픈 한가위이다.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10명의 가족에겐 더욱 그렇다.
온 국민에게 결코 잊혀질 수 없는 세월호, 아들 딸들아 미안하다며 얼마나 울고 아파했던가. 그 아픔이 지금도 고스란히 마음에 새겨져 있는데 한편에선 해서는 안될 말을, 해서는 안될 집회를 연다.
아무리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라고 하지만 이는 우리사회가 병들어 가고 있음을 반증한다.
세월호 유족들을 비하하고 전라도를 비하하는 그같은 행위가 곧 영웅이라도 된 듯 자랑스러워하는 이들, 사회가 건강하고 정상적이라면 이들의 목소리가 이렇게 클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발언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건강성을 담은 권리여야 한다. 물론 어느 사회나 상식 밖의 논리와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그러한 논리와 발언이 너무도 당당하게, 세상 사람들에게 발표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러한 논리를 가진 이들이 하나의 세력을 형성했다면 그 사회는 병이 들었다는 의미이다.
산이면 간척지에 메뚜기 떼가 대거 발생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주변 조건이 갖춰지자 대거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메뚜기 떼의 대거 출연은 주위에 피해만을 남겼다.
지금 우리사회가 그렇다. 조건이 갖춰지니 상식 밖의 논리와 비정상적인 사고들이 우후죽순 세상 밖으로 튀어나왔다.
물론 이들을 탓하는게 아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이 세상 밖으로 당당히 걸어나올 수 있게 한 지금의 사회가 문제라는 것이다.
군부독재시절에는 민주화세력과 반민주화세력이 존재했다. 세력 자체가 명쾌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을 반민주화세력이라고 규정하기도 힘들다. 도저히 인간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집단과 개인들. 권력을 쥐기 위해 하는 것도 아니고 사회를 어떻게 치유하겠다고 계획한 행위도 아니다. 그게 더 무섭다. 그래서 우리사회가 더 암울하다.
후세에 이르러 후손들은 지금의 우리사회를 어떻게 평가하고 규정할 것인가. 아마도 혼돈의 사회, 병든 사회로 기록할 것 같다. 이러한 사회를 치유하기 위해 또 우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할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진실규명을 위한 이들의 움직임이 해남에서도 촛불과 함께 이어지고 있다. 이들에게서 희망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