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축사, 저기도 축사 우리 삶은 뭡니까
축사 둘러쌓인 삼산 중리
또 정면 산자락에 대형축사
이미 축사로 둘러쌓인 마을에 또다시 축사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산면 중리는 계동마을을 시작으로 나범, 평활, 상가마을에 이르기까지 축사가 즐비하다.
특히 중리마을은 지리적으로 마을이 산 중턱 골짜기에 형성돼 있어 축사냄새가 공기를 휘감고 돌아 사시사철 악취를 풍기는 곳이다. 더욱이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아무리 더워도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없는 지경이고 축사에서 날아온 파리들이 온 마을에 휘젓고 다닌다. 문제는 지금도 고통이 큰데 이번에는 마을 정면 산자락 중턱에 또다시 축사가 들어선다는 계획이 섰다.
중리 초입도로에는 1,500평 규모의 대형 축사가 들어설 계획으로 기반공사가 한창 마무리 중이며 또 대형축사 바로 옆 산중턱에는 300평 규모의 축사가 또다시 설계를 앞두고 있다.
계획대로 축사가 완공되면 마을 앞뒤좌우 모두가 축사로 둘러쌓이고 모든 바람이 악취를 동반할 수 있어 심각한 상황이 초래된다.
이에 한 주민은 “마을이 이렇게까지 엉망이 돼가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에 자괴감이 든다. 지금도 비라도 올라치면 온 마을이 악취로 가득한데, 행정상 제한이 없다는 이유로 생겨나는 것은 축사뿐이다”며, “산림훼손, 산지개간, 생태계 파괴 이런 차원을 떠나 소음, 냄새, 벌레 등 당장의 삶이 위협받는 참담한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해남군은 법적문제가 없지만 축사 관계자와 조율을 통해 주변마을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중리에 진행되는 축사시설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 하지만 꼭 법적문제가 없다고 해서 주민들에게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하라고 말할 수도 없다. 축사의 위치나 방향 등을 변경해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축사관계자와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하나둘 생겨나는 축사로 평생 살아온 마을이 황폐화 되고 있는 삼산면 중리, 그 보상은 누구에게 요구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