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씻기 아까운 맛…해남 유일 줄 서서 먹는 식당

2020-04-13     조아름 기자

 

3개월마다 신메뉴
28세 청년의 ‘도깨비식당’

▲ 해남고 후문에 위치한 파란 컨테이너 ‘도깨비식당’은 해남에서 유일하게 줄서서 먹는 식당이다.

 해남에도 줄 서서 먹는 식당이 있다. 해남고 후문에 위치한 파란 컨테이너 ‘도깨비식당’이다. 
사장 김제현(28)씨는 10평 컨테이너를 리모델링해 실내에 6개의 좌석을 놓았다. 장소가 협소하다 보니 식당 야외 벤치에는 다음 순번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대기 중이다. 그래서 겨울에는 야외에 난로와 온열방석을 놓는다. 
이곳은 3개월마다 메뉴가 바뀌는 세계요리 식당이다. 고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음식이 일식이다 보니 현재는 규동, 라멘, 연어장덮밥 등의 일식메뉴를 갖추고 있다. 
김씨는 같은 자리에서 2018년 토스트 사업을 시작했고, 두드림 청년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메뉴에 변화를 줬다. 토스트 메뉴로는 한계가 있었고, 멘토의 조언에 힘입어 3개월마다 메뉴에 변화를 주는 식당을 열게 됐다. 
풀무원, CJ 등 대기업에서 7년 동안 요리를 하며 기본기를 탄탄히 쌓은 김씨는 메뉴개발에는 자신이 있다. 고정메뉴를 두되 늘 신메뉴를 개발하고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 반영하는 식당이다.  
주 고객층은 20~30대로 평일에 더 손님이 많다. 해남고 후문이지만 학생들은 줄을 설 시간이 없어 못 먹는 경우가 많다. 메뉴는 3‧6‧9‧12월에 변화가 있고 메뉴가 바뀌는 날에는 50% 할인을 해준다. 
해남에 없던 새로운 식당에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고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메뉴는 ‘밤도깨비라멘’으로 탄탄멘과 돈코츠, 미소를 조합해 만든 김씨의 주력 메뉴다. 돼지육수 국물이 진하고 칼칼해 어른들도 좋아한다. 
남다른 요리 실력에 칭찬을 하는 손님들도 많다. 한 손님은 음식을  먹고 입을 씻기 아까운 맛이라며 칭찬을 전하기도 했단다. 
식당문을 연지도 1년 4개월이 됐다. 고객의 입맛에 맞추고자 인스타그램으로 고객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반영한다.  3월부터는 배달주문도 받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음식을 하며 미원, 다시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소신으로 지켜왔다. 
그는 “미원, 다시다를 넣으면 내고 싶은 맛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직접 천연 향신료로 맛을 내고자 노력한다”며 “원재료에서 어떻게 하면 감칠맛을 최대한 뽑아낼 수 있을지 늘 연구한다”고 말했다.
요리를 한 지는 9년째인 그는 여전히 요리가 재밌단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요리사가 꿈이었다. 
김씨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행복해지는 일이고, 나중에도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자본이 없기 때문에 허름한 컨테이너를 인수해 시작했지만 1~2년 뒤 넓은 곳으로 가게를 이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8년 뒤에는 식당의 메뉴로 프렌차이즈화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