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6주기…시간이 흘러도 괜찮지 않았다

2020-04-20     조아름 기자

 

송지면 출신 엄마 고영희씨
진실 위해 여전히 뛴다

▲ 2016년 가을, 광주지방법원에서 만났던 고영희씨는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전국을 달려 다녔다. 벌써 세월호 6주기지만 해결된 것도, 밝혀진 것도 없어 애가 탄다.

 벌써 6년이다.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가 6주기를 맞았다. 
송지면 마봉리 출신 고영희씨에게 4월은 언제나 아픈 달이다. 그날을 연상시키는 벚꽃만 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안 쉬어진다. 
단원고 2학년8반 故최진혁. 아들을 바다에 떠나보낸 엄마는 앞으로 더 긴 시간이 흘러도 아플 것만 같다. 
2014년 4월16일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당시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배에 타고 있던 아들 진혁이도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날 이후 고씨의 삶은 사는 게 아니었다. 팽목항, 광주법원, 국회, 광화문 등을 미친 듯 돌아다녔다. 오롯이 내 아이가 어떻게 죽었는지 그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달렸다. 
2016년 세월호 선원들과 청해진해운 직원들의 재판을 보고자 광주지방법원을 다녔다. 집을 나설 때면 일주일치 짐을 싸서 법원 주변 모텔에서 잠을 자며 재판을 지켜봤다. 사고 이후 건강은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지켜보고 목소리를 냈지만 선고된 형량은 벌을 다 받기에 너무나 부족했고, 억울했다. 
그러나 살기 위해서, 살아야만 하니까 2017년 삶으로 돌아왔다. 고씨는 안산에서 LED조명, 안정기 등을 판매하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을 한다. 혼자 있는 고씨를 걱정하며 모임에 참여하라는 남편의 권유에 몇몇 모임을 해봤지만, 여전히 아프고 쓰렸다.  
주변에서 ‘이제 시간도 지났는데 가슴에 묻어라’, ‘아직도 그래?’라는 말을 들을 때면 눈물이 나고 화가 났다. 시간이 흘러도 괜찮지 않았다. 해결된 것도, 밝혀진 것도 없지만 시간만 그렇게 흘렀다. 
고씨는 올해가 진실규명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는 공소시효를 넘어서야 할 참사지만, 현재 관련자를 처벌할 공소시효는 앞으로 11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침몰원인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아무것도 안 됐는데 이대로 끝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씨는 “전면 재수사는 당연하다. 살인죄도 적용해야 하고 대통령이 직속 수사대 만들고 바로 검찰에 지시해서 다시 한 번 우리 아이들과의 약속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고씨는 요즘 아들 생각이 많이 난다. 이렇게 꽃이 많이 필 때, 함께 수학여행을 준비했던 생각이 많이 난다. 지난 1월 해남을 찾았던 고씨는 진혁이와 스쳤던 곳, 좋아했던 음식을 보며 아들 생각을 했다. 그렇게 문득문득 아들은 찾아왔다. 그때 배우라던 게임을 배웠더라면 아들과 추억이 더 많았을까, 후회도 남는다. 
엄마는 아들에게 말하고 싶다. “아들 잘 있어? 이제 안 아프니. 가끔 생각해서 미안해. 삶을 살아가는 게 먼저여서 미안해. 다음에 내가 다시 진혁이 엄마로 된다면 더 잘해줄게. 못해줘서 미안해.”
고씨는 해남 촛불집회에서 느꼈던 따뜻함을 늘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그 고마움을 늘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세월호를 잊지 않아줘서 고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