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천암풍력·혈도태양광, 제2의 화력발전소 되나
면주민 간, 마을 간, 주민 간 갈등도 복잡
대규모라 분쟁지역도 면단위 경계 넘어
철새도래지와 농업진흥지역에 각각 들어설 고천암 풍력과 혈도태양광사업으로 마을 간, 면단위 간 갈등의 씨앗이 싹트고 있다.
고천암 풍력발전에 따른 갈등은 초기 단계지만 모든 신재생에너지 사업처럼 마을 간, 또 주민 간의 갈등의 과정을 밟고 있다.
고천암 풍력은 11개 마을에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3개 마을은 찬성동의서를 보낸 상태다. 문내 혈도 태양광은 문내면 이장단은 반대입장이지만 황산면 이장단의 분위기는 다르다.
또 혈도 태양광에 인접한 문내면 마을은 반대, 3개 마을이 포함된 황산면의 경우 1개 마을은 반대, 2개 마을은 찬성이다.
찬반입장을 밝힌 마을 내에서도 100% 찬반이 아니다. 크게는 면단위 간, 작게는 마을 간, 주민 간의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고천암 풍력에 반대 동의서를 낸 모 마을의 이장은 “별 탈 없이 지내다가도 풍력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커지고 사이가 서먹해진다. 우리 마을이 개발비를 못 받으면 책임질 거냐, 행여나 개발사가 반대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어떡할 것이냐 등 마을개발비라는 금전이 문제의 발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풍력에 이어 동양 최대 태양광 발전 단지를 표방하고 나선 혈도간척지 태양광사업도 분쟁의 씨앗이 싹트고 있다. 화원화력발전소 찬반 갈등에 이어 가장 큰 규모의 분쟁이 시작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문내면 혈도간척지는 80만m²(약 176만평)에 동양 최대규모인 340MW급의 발전시설에 대한 발전허가를 내놓은 상태다. 이에 문내면은 이장단 차원에서 반대입장을 표명한 반면 황산면은 조건부 찬성 쪽에 기울어 있다.
혈도태양광은 초기엔 큰 문제 없이 진행되는 것 같았지만 이로 인한 주민 간 갈등이 시작되자 문내면 이장단은 태양광보단 주민화합이 우선이라며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황산면은 이장단에서 각 마을 주민들의 동의서를 받는 등 찬성기류가 강하다. 과거 징의마을이 태양광발전 사업체와 마을개발비를 약속받았지만 회사가 없어지면서 보상이 물 건너간 경험이 있어 동의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확실한 보상안을 요구하고 있다.
문내의 완강한 반대, 황산은 조건부 찬성의 흐름이 나타나면서 문내면 모 이장은 실제 태양광사업 해당구역 대부분은 문내면인데 황산면이 나서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마을발전기금과 개인에게 돌아갈 금전적 문제가 이러한 갈등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혈도간척지 태양광사업은 주무 부처인 산업자원부의 허가를 받았지만 개발행위, 농지전용 인허가 절차 등이 남아있다. 또 이곳은 농업진흥구역으로 전원개발촉진법을 통해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주민동의가 무엇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규모 신재생 에너지사업에 해남은 다시 갈등의 소용돌이로 내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