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군정에 바란다 ① 해남읍 공동화현상 어떻게 풀 것인가

2010-07-05     해남우리신문
해남읍 공동화 현상과 관련해 해남읍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은 오래전부터 일었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도 여러 후보들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물품 구매운동 및 지역사랑카드 발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밤만 되면 한산한 읍 중심상가. 특히 구 국민은행 골목을 비롯한 평남 오거리 등은 빈 상가가 늘어나는 등 공동화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한 도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도심으로 불러들여야 한다. 애향심에 호소하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해남읍 활성화는 정부의 행정구역 개편과도 맞물려 있다. 지자체 광역화에 대비해 서남부 거점도시로 정립해야 하고 목포권으로 흡수되는 상권보호 차원에서도 절실하다.
한 도시를 새롭게 디자인해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상권을 살리려는 지자체들의 노력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 광복로의 도시재생 사업은 단연 눈에 띈다.
부산 광복로는 1996년부터 도시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도시 디자인의 핵심은 차량이 아닌 사람중심의 도로, 문화가 있는 도로, 자연이 있는 도로였다.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광복로 도시 디자인 사업은 왕복 2차선 도로를 1차선 일방통행 도로로 줄이고 인도를 크게 넓혀 사람 중심의 거리로 변모시켰다.
보행자 편의를 위해 차도와 인도 높이를 같게 하고 곳곳에 쉼터와 조형물, 화단 등을 조성해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하고 있는 점도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거리 곳곳에 쌈지 공연장을 만들어 시민 누구나 문화공연을 벌이거나 즐길 수 있도록 꾸며 거리를 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킨 점도 돋보인다.
특히‘간판도 예술이다’라는 표어 아래 구역별로 녹색과 푸른색, 붉은색으로 통일하고 글자체와 그림을 아름답게 디자인했다.
걷고 싶은 거리로 변모하면서 광복로를 찾는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하루 80만명이 이곳을 찾는다. 상가매출도 30%이상 올랐고 개점하려는 상가도 늘어나고 있다.
광복로 정비사업은 부산 중구청이 2006년 문화관광부 지정 도로환경 정비대상으로 선정되면서 국비 30억 원, 지방비 56억 원 등 총 86억 원을 투입해 시작한 사업이다.
현재 광복로에서는 다양한 길거리 공연이 열린다. 음악회부터 각종 전시회, 체험행사 등 주민들 스스로 거리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문화가 있는 곳은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이다. 읍 구교리에 들어선 해남공원은 밤만 되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공간만 만들어 놓으면 사람들 스스로가 그 공간을 향유하며 문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들이 딱딱한 도심에 문화를 넣으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이젠 문화를 별도의 장소가 아닌 사람들이 거니는 도로 속에 넣으려는 시도인 것이다. 또한 이 모든 노력은 도심 재생과 함께 사람들을 도심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며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도 밀접하다.
현재 해남읍은 곳곳에서 도로 확장공사가 펼쳐지고 있다. 이는 도시 재생이 아닌 철저히 도로를 중심으로 도시를 구획하고 있고 이는 사람들을 도심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 도시를 재생하는 사업은 장기적인 계획과 안목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농어촌 도시인데다 관광지를 끼고 있는 해남읍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도심 속에 문화를 넣고 차량이 아닌 사람을 넣는 해남읍 디자인을 생각해볼 때이다. 박영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