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의 발을 묶지 말자

2010-07-09     해남우리신문
해남교통의 노사 간 협의가 결렬되면서 결국 파국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승용차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면지역의 많은 이들에게 주요한 교통수단이란 점에 대해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해남교통이 당장 파업국면에 들어서게 되면 그 불똥은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 자칫 서민들의 발목을 잡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해남교통 노조는 사용자측과 시급 100원 인상, 상여금 50% 인상, 숙박수당 1일 5000원 신설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사용자측이 경영상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다.
해남교통은 그동안 서민들의 발 구실을 톡톡히 해왔다. 이른 아침 학교에 가는 학생들부터 시장을 보러 나서는 촌로에 이르기까지 숱한 발들이 하루의 꿈을 싣고 버스의 계단을 오르내렸을 것이다.
또한 승객이 많지 않을 때는 이웃 마을 사람들의 안부도 서로 나누는 사랑방 구실도 톡톡히 해냈다.
한마디로 군내버스에는 서민들의 애환이 함께 녹아 있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해남교통의 사태가 먼 나라의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당장 하루 일을 버스에 의지해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군내버스는 해남교통이나 해남교통노조만의 것이 아닌 해남 군민의 자산이다. 그러기에 군 또한 연 2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해남교통의 파업국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노사 모두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보다 신중하게 서로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낼 것을 주문한다.
군 또한 막대한 군민의 혈세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하고 보다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나가길 바란다.
20억원을 투입하고도 경영이 어렵다면 보다 행정지도를 강화하여 부실에 대한 원인을 짚어내기를 바란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지원은 없느니만 못하다. 서민들의 발을 묶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