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드리운 먹구름

2010-07-23     해남우리신문
6·2지방선거가 끝난 지 50여일이 지났다. 이 달 초에는 신임 군수가 취임했다. 그러나 취임 한 달도 넘기기 전에 6·2지방건거와 관련해 민주당 읍면협의회장 등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해남은 그간 2년 군수라는 불명예스러운 놀림을 받아왔다. 역대 군수들이 금품수수로 구속돼 보궐선거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었다.
민주당은 김충식 전 군수 사건을 계기로 후보자공천 기준의 제1조건을 청렴으로 내걸었다. 민주당 후보 경선은 난데없이 정책공약이 아닌 청렴 경쟁으로 치달았다.
그리고 가장 깨끗하다는 박철환 후보를 공천했다. 그리고 근소한 표 차로 군수에 당선됐다. 그 후 진위를 가릴 수 없는 무수한 소문들이 생겨나고 번져나가기를 거듭했다.
얼굴을 가린 진실은 먼 곳에 있지 않았지만, 더러는 선거부정이라고 소리를 높이기도 하고 더러는 음해라고 주장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그 목소리도 차츰 힘을 잃어갔다.
2007년 12월 경북의 청도군수 재선거에서는 한국 선거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2명이 자살하고, 52명 구속, 1418명이 입건되는 금권선거가 터졌던 것이다.
4년의 군수 임기 동안 1년에 꼬박꼬박 4차례의 재선거를 치러야 했던 청도는 비리와 부정으로 얼룩진 곳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제 해남이 그 오명을 뒤집어 써야 할 차례인가. 돌아보면 얼마나 많은 인물이 나고 자란 고장인가. 얼마나 깨끗한 자연이 살아 있는 고장인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번 사건에 연루될 지, 어느 선까지 수사가 진행되어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금권선거는 필연적으로 재임기간 중의 금품수수 행위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막아야 하고,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 없이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왜, 어른들은 그런대요? 부정은 도둑질하고 같은 것 아니에요?” 어느 초등학생의 말이다. 그냥 흘려 듣기에는 가슴에 몹시도 얹히는 말이다.
장마 구름이 걷혀 가는 파란 하늘 아래 초목은 더욱 푸르게 짙어 가는데, 가슴이 시리다. 밝은 하늘을 쳐다보기가 부끄럽다. 차라리 모든 것 씻어갈 비라도 내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