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담서 열린 4대강 다큐상영의 의미 -김 단(현산면 미세마을)

2010-08-01     해남우리신문

지난 24일 저녁 토담식당에서 7월 초부터 시작했던 4대강 before & after 사진전의 마무리로 준비된 다큐멘터리 관람과 이야기 마당이 열렸다.
일상에서 소박한 운동을 지향한다는 미세마을 사람들이 준비한 이번 행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는,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라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모여 사회적 이슈를 자연스러운 대화로 채워나가는 일상 운동으로의 전환이다.
둘째는, 지리적으로 4대강과 떨어져 있는 해남 사람들에게 4대강 사업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실지 해남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가깝게는 영산강의 끝자락인 영산호의 문제가 있고, 4대강 공사 예산 22조원에는 해남군민의 세금도 포함돼 있다. 또한 중앙정부의 4대강 개발 철학이 미치는 지역 하천 개발의 획일화 문제 등 해남 군민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해남의 문화 경제적 문제들과 떨어져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진실을 알려야 할 지역 언론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왔고, 시민사회단체의 움직임들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안타깝다.
토담에서의 이야기 마당이 가지는 의미는 그래서 크다. 공사 현장에서 반대운동을 하는 이들의 생생한 감정들을 느껴보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이야기 되었다는 점에서다.
해남읍에서 요가원을 하고 있는 김우성 씨는 해남 사람들이 진실을 피부로 느낄 필요가 있다며 가까이에 있는 영산강 걷기를 함께 해 보자는 제안을 했다. 작년 말 현산면에 귀농한 강윤구 씨는 지리적으로 소외된 해남에서 낼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목소리는 결국 투표일 수밖에 없다며 이야기 마당에 함께 했던 청소년들에게 다음 선거에서의 투표권 행사를 독려했다.
토담식당을 운영하는 김정희 씨는 4대강 사업은 시급한 문제이니만큼 조금 더 현실적이고 근시일내에 할 수 있는 직접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집에 쌓여 있는 동전들을 모아 4대강 살리기 반대 단체에 후원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읍 내사리에서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김성래씨 가족은 그린피스의 예를 들며 지금은 오히려 급진적인 행동들이 필요한 시기라며, 함안보 크레인 농성처럼 강력한 액션을 보이는 활동가들을 적극 지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종합해 보건대 강을 생각하는 작은 모임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 예로 미국의 진보 정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커피파티가 있다. 해남 사람들도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행사가 아닌 친구끼리 가족끼리 모여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주제들을 가볍게 이야기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많은 목소리들이 액션으로 만들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날 상영회에서 모인 후원금은 독립 다큐 제작 공동체인 ‘푸른영상’에 ‘강을 생각하는 해남 사람들’ 이름으로 기부되었다. 후원금은 장편 다큐 ‘강’을 제작하는데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