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 어란과 스토리텔링 박승룡(호국여인 어란 보존 현창회)

2010-08-14     해남우리신문

지난 6월 22일 해남 어란진성 문화자원 지표조사 중간보고회에서 용역을 맡은 명지대 부설 한국건축 문화연구소는 어란 여인을 역사적 콘텐츠로 개발해 스토리텔링 자원으로 활용했으면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세계 대표적 미래연구소인 코펜하겐 미래연구소는 이젠 정보화시대는 가고 장차 멋진 이야기를 가진 자가 세계 시장을 지배한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자연이나 관광지에 얽힌 스토리를 발굴하는 것이 역사적 유적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현재 각 지자체는 관광지마다 스토리를 찾아내고 이를 이벤트화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사실에 기초한 이야기와 상상의 세계로 관광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고단의 기법이다. 스토리텔링은 역사, 문화, 설화, 전설 및 드라마, 영화, 자연 등에 활기찬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재미있게 해설함으로써 관광객에게 감동을 주는 새로운 포장술이다.
그렇다면 호국여인 어란은 그 얼마나 멋진 스토리텔링 주제인가.
경남 진주의 논개는 단지 적장을 안고 투신해 조선여인의 기개를 알렸지만 어란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이순신 장군이 승리하도록 도움을 줬고, 왜장 칸 마사가게와의 인간적인 고뇌로 달 밝은 밤, 울돌목이 바라보이는 만호바다에 몸을 던진 흑발의 비련의 여주인공이다.
중국 오나라에 패한 월나라는 복수하기 위해 절세의 미인 서시를 오의 왕에게 바쳐 결국 오나라를 망하게 했다. 어란은 조선의 서시이다.
어란 여인에 대해 기술한 어란자료집은 전남도가 자청해 도비를 들여 출판한 간행물이다. 또 전남도는 수억대의 예산을 들여 울돌목에 핀 해당화 어란이라는 뮤지컬을 만들어 두 차례나 공연했다.
호국여인 어란의 스토리는 코펜하겐 미래연구소가 예언한 멋진 이야기를 가진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바로 그 예이다.
모세의 기적이 펼쳐지는 진도의 뽕할머니는 이제 세계의 무대가 되었고, 일개 소설을 승화시킨 장성의 홍길동은 연간 수십억 원의 소득을 올린 효자상품이 됐다.
호국여인 어란과 어란진성을 묶은 스토리텔링은 이제 해남군민의 몫으로 돌아왔다. 다소의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내 고향 해남을 사랑한다는 대승적 관점에서 다 같이 어란 찬가를 불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