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때문에 마을이 너무 변했어요

2010-02-24     해남우리신문

화원면 월산마을 주민들은 요즘 살맛이 났다. 배추를 화원농협에 kg당 260원에 전량계약 판매한 것이다. 이는 일반 배추 90원에 비해 3배에 달하는 비싼 가격이다. 3년간 배추농사 지어 벌 돈을 1년 만에 벌어들인 월산마을은 지난해 전 농가가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그토록 까다롭게 느꼈던 친환경농업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가슴깊이 새기게 된 것이다. 화원 월산마을은 전 들녘이 친환경단지이다. 배추 45ha와 벼 20ha을 비롯해 양파도 모두 무농약 인증을 받은 상태. 해남 유일하게 친환경 농산물 마을로 성장한 월산마을은 최재문(53·사진) 전 이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친환경 농업만이 농촌이 살길이라는 소신을 가진 그는 5년 전부터 마을민들을 설득하며 무농약 마을 만들기에 도전했다. 물론 까다롭다는 친환경 농사를 짓자는데 농민들이 선뜻 나설 리는 없었다. 그러나 무농약 인증을 받은 농산물을 전량 농협에서 사들이고 가격도 더 높게 책정되자 마을민 모두가 친환경에 매달리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최 전 이장은 숱한 교육을 다녔고, 본인 스스로 10여년이 넘게 친환경 농사를 지어보기도 했다.
마을이 청정해역임을 알리기 위해 바지락 축제도 열어보는 등 잘사는 마을 만들기에 10년 넘게 매달려 온 그는 올해 이장직을 내놓았다.
친환경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가공해 판매하는 일에 뛰어들기 위해서다. 농산물을 가공해 판매해야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그는 지난해 개인적으로 절임배추를 판매했다. 또한 오래전부터 쌀과 고구마를 통신을 통해 판매하며 3000여명에 가까운 회원도 확보한 상태라 올해는 농산물 가공 사업을 전 마을로 확대할 생각이다.
친환경 농산물 재배 전도사가 돼 버린 최 전 이장. 이젠 친환경 농산물을 가공판매하고 도시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마을의 모든 농산물을 판매하는 유통 전문가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박영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