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고향사랑

2010-08-27     해남우리신문
김대중 대통령을 눈물과 회한으로 떠나 보낸지 벌써 1년이다.
나는 지난 18일 동작동 국립 현충원에서 불볕더위임에도 참석하신 1000여명과 함께 대통령을 추모하며, 업적을 기렸다.
특히 서거 1주년을 맞아 출간된 <김대중 자서전>은 베스트셀러가 돼 고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업적이 활발하게 재평가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남북관계의 악화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고 김대중 대통령을 더욱 그리워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일부 진보 성향의 신문에서는 추모의 글과 함께 고 김대중 대통령의 진가를 예찬하는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저마다 가슴 속에 기둥처럼 기대며 살고 싶은 사람이 있다. 가까이는 부모형제에서부터 초중고 시절의 선생님이거나 혹은 위인전 속의 어떤 인물이기도 할 것이다.
나 역시 오래전 고향을 떠나 정치인으로 살면서 가슴 깊이 정치 스승으로 모시고 살았던 어른이 고 김대중 대통령이다.
낯선 땅 서울에서 촌놈 정치인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현실 대처 능력의 부족이었다. 이런 나는 고 김대중 대통령의 뛰어난 그 능력을 배우고 따르게 됐다.
평생 동안 족쇄가 된 고난과 역경의 삶을 대통령께서는 뛰어난 능력으로 잘 대처해 위대한 대통령이 되셨다. 연금과 감옥 생활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는 독서량으로 지식과 지혜를 쌓았다. 그리고 훗날 ‘인간에게 완벽한 불행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망명 시절에는 세계적인 정치 지도자는 물론 많은 석학들과 교분을 쌓아 대통령이 되어서는 이를 잘 활용해 세계적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기도 했다.
대통령께서 추구했던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복지, 그리고 남북화해와 통일은 우리 모두의 목표이자 가치였다.
특히 대통령께서는 고향 호남과 태어나셨던 작은 섬마을 하의도를 좋아했다. 그런데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고향을 버리거나 잊고 사는 사람도 많은데 대통령께서는 어린 시절의 하의도를 언제나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
내가 고향 해남을 사랑하듯이 대통령의 하의도 사랑 역시 내게는 늘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우울하고 아름답지 못한 고향 소식에 정치인의 한 사람이자 향우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그때마다 중앙 정치인으로서 고향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도 하고 향우들의 여론도 듣지만 답은 고향을 얼마나 사랑하느냐의 진정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이제는 고향 사랑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나는 조금도 주저하거나 멈칫거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