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님’께서 국립호텔로 간 까닭은 -정철웅 목사(광주환경운동연합 상임고문)

2010-02-22     해남우리신문

‘국립호텔’이란 국가에서 먹여주고·입혀주고·재워 준다해 교도소를 지칭하는 은어다.
과거 군부독재시절에 민주화운동으로 구속된 소위 운동권 인사들 간에 건네졌던 냉소적 용어다. 그리고‘원님’이란 용어는 인사권과 공사업자 선정을 하는 절대 권력을 가진 선출직 지자체장을 지칭한다.
해남을 비롯한 광주·전남지역의 많은 지자체장들이 인사비리·공사비리·선거비리 등으로 국립호텔의 고객이 되었다. 지금도 지자체장들이 국립호텔의 담 위를 위험스레 걸어가는 형국이다. 운이 좋으면 국립호텔 바깥쪽이고, 혹 조상의 음덕을 못 받으면(?) 국립호텔 안쪽으로 추락한다.
경향각지의 지자체장들도 국립호텔 주변에서 자주 맴돌고 있는바, 그 이유는 한마디로 과도한 선거비용을 충당해야하기 때문이다. 우선‘지역의 특정당과 관련자들에게 공적·사적의 공천헌금을 건네야 한다.‘십당구락’(십억원은 당선, 구억원은 낙선)은 거의 옛날식 버전이다. 특히 재선·삼선의 어려운 관문을 뚫기 위해서는 더 많은 액수를 장만해야한다. 그래서 재선·삼선만큼의 더 높은 국립호텔의 담을 걸어야만 하는 위험곡예를 감수해야한다.
해남지역은 선거비용 과다지역으로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 있다. 약 10년 전 국회의원선거 당시, 김모 후보와 이모 후보 간의 선거자금살포는 공공연한 이야기다. 오죽했으면‘해남에서는 선거 때 개들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라는 비아냥 보도가 있었을까.
다가오는 6월 지자체선거에서 돈이 덜 드는 선거가 치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정정당의 공천이 무릇 당선 보증수표라 한다면, 법정선거자금만으로도 당선될 수 있는 인사를 전략 공천하는 것이 어떨까. 지역민이 나서서 소위 전략공천을 요구하자. 그리고 전략공천에 적합한 인물의 자격요건까지도 지역민이 제시해야 한다.
필자는 더러 전략공천후보의 주요덕목으로 우선 한 가지만 제시해보라 한다면,‘목민(牧民)철학’을 말하겠다.‘해남을 위해 이 땅에 태어났다’라는 목민정신이 몸에 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사적인 출세욕을 은밀히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해남 미래 비전’을 위해 밤잠을 설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육방관속의 호위 속에 나팔소리도 요란한 원님 행차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어야한다. 앞에서는 청렴결백을 말하면서, 대리인을 시켜 은밀히 뒷돈을 챙길 인사가 아니어야한다.
지배 리더십이 아닌‘섬김’리더십의 목민행정으로, 퇴임 시에 군민들로부터 송덕비나 선정비를 헌정 받을 후보 분!, 어디에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