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출근하는 공무원 동행취재기
2010-08-27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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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사무소 환경업무담당 이영화씨
해남군 공무원 중에서 가장 일찍 출근하는 해남읍사무소 개발환경계 이영화(52)씨.
이 씨의 출근시간은 새벽 3시40분, 사무실 도착과 함께 22명의 환경미화요원들의 출근관리와 쓰레기 수거 차량 및 미화요원 배치를 점검한다.
미화요원들이 쓰레기 수거에 나선 후 이 씨도 카메라를 들고 사무실을 나선다. 쓰레기가 잘 치워졌는지, 미화요원들이 치우지 못한 쓰레기는 없는지 확인한다. 7시 10분경 해남읍내 순찰을 마치고 다시 사무실로 되돌아와 순찰일지를 작성하고 7시50분경 첫 번째 퇴근을 한다. 씻고 아침밥을 먹은 후 8시 30분 다시 사무실에 출근.
이 씨의 주업무는 해남읍내 환경 관리. 출근과 함께 새벽순찰에서 발견된 방치 쓰레기 수거처리와 읍내 10곳이 넘는 공공화장실 청소구역에 공공근로 요원을 배정하고 현장 확인을 한다.
오전 11시경 쓰레기수거 및 공중화장실 청소가 마무리 될 즈음이면 이제 각 가정 등의 대형폐기물 배출을 위한 접수가 이어진다. 이 씨는 하루 종일 쓰레기와 함께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씨가 해남읍사무소에서 환경업무를 담당한지도 벌써 1년 5개월, 환경업무를 담당하면서부터 새벽3시 30분에 출근하고 있다. 초창기 3개월 동안은 생활 리듬이 깨져 적응이 무척이나 어려웠단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 하는데 잠이 안와 뒤척이다 겨우 1시간 가량 눈을 붙이고 출근해야 해 몸무게가 몰라볼 정도로 빠지기도 했단다.
이제 이 씨는 새벽3시30분이면 누가 깨우지 않아도 어김없이 일어난다. 새벽에 일어나기 위해 9시뉴스가 끝나면 곧바로 잠자리에 들고, 좋아하던 술도 끊었다.
3시 30분 가족들이 잠을 깰까봐 조심조심 집을 나선다. 이제 일상이 돼 버렸다.
새벽에 출근하다보니 일화도 많다. 새벽에 해남읍내 쓰레기 청소 순찰을 하다보면 가끔 그 시간에서야 술집에서 나서는 공무원들과 마주쳐 서로 무안해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새벽기도에 나선 신도들과 택시기사들 중 일면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무슨 공무원이 새벽에 돌아다니느냐며 의아해 하는 경우도 한두 번이 아니란다.
자신은 이제 완전한 새벽형 인간이 돼 버렸지만 아내와 가족들에겐 항상 미안하단다.
이 씨의 새벽출근에 대해 동료공무원들은 해남읍사무소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며 정말 대단한 공무원이라고 말한다. 이 씨는 쓰레기업무는 군민들과 가장 밀접하게 직결된 문제라며 환경미화요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해 새벽출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성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