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축제되려면 예산 아닌 내용 중요
2010-09-03 해남우리신문
현재 해남에는 크고 작은 20여개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들 축제 중에는 명칭과는 별개로 대형무대 중심의 가수초청 및 노래자랑, 각종 공연 등으로 꾸며져 축제 특징을 살리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축제 중 하나인 춘천의 마임축제는 모든 내용이 마임으로만 꾸며진다. 대형무대는 대형무대에 맞는 마임공연만 올리고 작은 공연은 행사장 곳곳 즉 자연을 무대로 활용한다.
이 같은 축제는 봄에 열린 산이매화 축제에서 시도된 바 있다. 꽃이 만발한 매화밭 곳곳을 무대 삼아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 것이다.
내년 봄에 열릴 대흥사 새싹축제도 대흥사 숲길 곳곳을 무대로 삼을 계획이다.
대형무대 중심의 축제는 관중을 많이 불러들여야 한다는 욕심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무대 위의 각종 공연과 노래자랑, 가수초청이 그 축제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공연은 군민위안잔치라는 이름에 어울린다. 또한 대형무대 중심의 축제는 축제 특성을 퇴색시키고 항상 그 수준의 축제로 머물게 하는 한계를 노출시킨다는 점이다.
축제는 주민들의 문화역량을 키우고 문화에 대한 더 나은 시야를 열어주는 역할도 하게 된다. 따라서 해남 여러 축제에서 보여주는 대형무대 중심의 노래자랑 및 공연 등은 주민들에게 감응을 주지 못하고 문화수준을 오히려 정체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열린 축제 및 문화예술행사 2011년 예산편성 간담회에 참석한 각 축제 실무자들은 축제에 대한 변화된 모습도 보여줬다. 축제는 예산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축제 명칭에 맞게 내실화를 기해야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또한 사람들을 많이 불러와야 한다는 강박강념에서 벗어나 각각의 축제가 갖는 독창성을 살려 나가야만 경쟁력 있는 축제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도 공유했다.
김남주 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경윤 교사는 축제가 많다는 것은 지역의 다양성을 의미한다며 각각의 축제가 갖고 있는 특징을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의문화제를 운영하는 김정섭씨도 초의문화제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 전국 다인들과 함께할 축제내용에 충실할 것이라며 관광객을 무조건 많이 불러와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축제 특성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함을 강조했다.
현재 해남에서 열리는 각각의 축제가 변화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대형축제가 아닌 작지만 알찬 축제들이 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땅끝 작은 음악회이다. 땅끝 주민들은 매주 주말 밤이면 열리는 땅끝 작은 음악회에 3~400명의 관광객들이 참석하고 있다며 땅끝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주, 고정희 문화제도 올해 처음 열린 미술아 놀자 행사도 각각의 주제에 충실하며, 해남 출신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는 축제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는 지역성을 더욱 담아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전국축제라는 명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속에 해남의 고유성을 담아내는 것과 축제를 통해 지역예술인들의 기획 및 역량을 키워내야 한다는 과제도 부여받고 있다. 명칭에 맞는 축제 특성을 살리고 지역성을 담아내는 일, 지역예술인들이 참가해 역량을 키우는 일, 결국 축제도 해남의 내재적 힘을 키우는 데로 귀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영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