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정원 이야기] 손길 가는 대로 가꾼 정원…나그네 발길 붙잡다
봄엔 꽃잔치 가을엔 금목서 향 화산면 대지마을 송난영씨
마음이 답답할 때면 마당에 나와 풀을 메고 정원을 가꾼다. 어느새 마당을 가꾸는 일은 그에게 취미가 됐다. 정해진 법칙이나 조경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그저 손길 가는 대로 마당을 꾸민다.
화산면 대지마을에는 발길을 잡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 송난영(63)씨가 10년 동안 가꿔온 정원이다. 너른 마당을 빙 둘러 만든 정원, 송씨의 정성이 묻어난다.
꽃이 좋다는 송씨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정원으로 나온다. 올봄에도 몇 번이나 풀을 맸는지 풀 한포기 없다. 여름이면 마당에 물을 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도 두 시간이 족히 걸리는 작업이다. 그만큼 정성을 쏟아야 자연은 예쁜 꽃을 틔워준단다.
절구며 항아리, 화분을 배치한 감각이 탁월하다. 마을 주민들이 내다 버린 항아리를 주워다 마당을 꾸몄다. 항아리와 돌이 만나니 향토적이고 안정감을 준다. 빈틈은 돌들로 채웠다.
돌 틈 사이로 야생화가 고개를 든다. 10년 전에 심은 꽃잔디도 어느새 길게 줄지어 군락을 이뤘다. 철쭉도 여러 가지 색으로 폈다.
항아리에 심은 나무들은 보기 좋을 정도로만 키우고 키 큰 향나무며 소나무는 손 가는 대로 정전을 했는데, 그 모양이 수준급이다.
정원은 송씨에게 위로가 되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장소다. 이름 모를 꽃들도 많지만 그 자체로 행복을 준다. 튤립, 향나무, 소나무, 야생화 등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피어난다. 지금은 작약과 만병초가 만발했다.
마을의 중앙인 회관 옆에 위치한 송씨의 집은 가을이면 은은한 금목서 향기가 주민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 향이 얼마나 좋은지 사방으로 퍼진 금목서 향기를 마을 끝에서도 맡을 수 있다. 금목서는 노란 꽃을 피우는데 샤넬 향수의 주원료로도 사용된다.
오랜 세월에 걸쳐서 만든 정원. 손길 가는 대로 만든 정원이 송씨에게는 위로가 되고, 가을이면 주민들에게 행복을 주는 곳이 됐다. 금목서 향기가 가득한 가을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