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란어민들의 절규, 생계는 유지돼야 한다
10년 전 진도대교 난간에 올라 아슬아슬한 투쟁을 벌였던 어란 어민들, 진도군청 앞 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의 체류탄 투척, 진도대교를 농기계로 막았던 당시 투쟁은 너무도 격렬했다. 만호해역을 놓고 벌어진 어란 어민들의 투쟁이다.
바다 경계가 의미가 없었던 시절, 어란 어민들은 진도군에 속한 만호해역을 양식장으로 개척했다. 그러나 진도 어민들이 김양식에 눈을 뜨면서 어란 어민들은 10년 간 개척했던 면허지 중 절반인 1,370ha만 면허권을 임시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그리고 다시 10년, 오는 6월 면허기간 완료를 놓고 해남수협과 진도수협 간의 분쟁이 다시 시작됐다.
만호해역은 20년 간 어란 어민들의 생계 터전이었다. 만호해역을 잃은다면 어란 주민들은 고향을 떠나야 한다. 또 10년 전 어란어민들에게 준 만호해역 1,370ha의 면허권이 정지된다면 진도어민들에게 조건부로 내준 1,370ha의 면허권도 정지돼야 한다. 양쪽 어민 모두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김양식장 개인소유 가능 면적은 60ha, 진도어민들의 경우 이미 제한면적을 넘어선 상태고 연 수익도 20~30억원에 이르는 기업형이다. 이에 반해 어란 어민들의 연수익은 생산비를 포함해 1억원 수준이다.
오는 13일 어란 어민들은 만로해역에서 평화 해상시위를 연다. 그러나 양군의 조정이 무산되고 만호해역 면허권이 정지되면 어란어민들의 투쟁도 격렬해질 가능성이 높다.
어란 노인들이 걱정하는 것도 청년들의 격렬한 투쟁이다. 생계를 지켜야 하는 절박함 때문에 10년 전처럼 목숨을 건 투쟁으로 마을청년들이 구속되는 일 등이 반복될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만호해역의 김양식은 관행어업으로 시작됐고 20년 간 174명의 어민들이 이곳에서 생계를 유지했다. 어란 어민과 진도 어민 모두에게 유리한 것은 지금의 면허권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174명의 생계를 바다 경계라는 이유로 잃게 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