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한문교실(15호)

2010-04-10     해남우리신문
50대 중반, 그러나 우린 할 수 있다. 특히 그 길이 배움의 길이라면. 학문의 가치를 깨우친다는 것은 남이 보지 못한 더 넓은 세계를 알아가는 것이기에 가슴이 뛴다는 50대 중반 여성들. 그 여성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고스란히 묻어나오고 있는 삼호학당 여성한문교실을 찾았다.
한문수업 4년째, 15명 여성 중 1급과 2급, 3급 한자급수를 취득한 여성이 8명이다. 한문강사로 나설 정도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들 여성들의 배움에 대한 열망은 너무도 뜨겁다.
57세인 임혜남(읍 구교리)씨, 배움에 대한 열망이 너무 커 50세가 넘은 나이에 목포제일정보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지금 성화대학교 2년에 재학 중이다. 그런데 배움이란 알면 알수록 갈증만 커가는 것인지 한문을 배우겠다고 다시 집을 나섰고, 그 결과 한자 3급을 취득했다.
56세인 채희숙(읍 구교리)씨, 4년 만에 한자 1급을 취득했다. 나도 할 수 있고 해냈다는 사실이 그녀의 삶을 변화시켰다.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의 가치가 무한함을 느낀다는 그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너무 대견스럽단다.
이들 여성들이 한문을 배우는 삼호학당은 지역 유림들을 위해 개설된 학당이다.
개강 10년째를 맞고 있는 삼호학당은 여성들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주고자 4년 전에 여성한문교실을 개강했다.
교실을 개강하면서 여성들이 얼마나 호응할까 우려를 했는데 웬걸 한문을 배우겠다는 여성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너무도 큼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곳에서 한문을 배우는 중년 여성들은 대부분 낮에 직장을 다닌다. 또한 밤에 야간 대학을 다니는 여성들도 있다. 한마디로 열심히 일하고 늦깎이 공부에 빠진 여성들이다.
이들 여성들은 매주 토요일 2시간씩 이곳에서 한문을 배우는데 교재는 사자소학과 명심보감 등이다. 마산과 옥천, 북일면에서도 배우러 오는 이들은 배움은 끝이 없는 것 같다며 학문을 배우는 것은 나의 한계를 깨치는 길이요, 삶의 희열을 얻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자녀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됐다고 말하는 이숙현(53·읍 수성리)씨. 2급을 취득한 그녀의 말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김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