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거기 저번에 갔던 데죠?"…영특한 초 4학년 아들

배달도 척척 단골도 모두 기억 북평 남경성 마스코트 김우진

2020-05-18     조아름 기자
북평면 중국음식점인 남경성에서 배달 전화를 받는 초 4학년 김우진군이 부모님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바쁜 부모를 도와 배달 전화를 받고, 서비스도 챙긴다.
어려운 마을 지리도 기억을 척척 해내는 아들 덕에 김명배(59)‧예지현(46) 부부는 든든하다. 아들 김우진(11)군은 북평면 중국음식점인 남경성의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문전화가 오면 누구보다 빨리 받아 어려운 주문도 척척. “네. 거기 저번에 갔던 데죠? 알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남경성에서는 단골, 3만원 이상 주문 손님에게 군만두나 음료가 서비스다. 김군은 잊지 않고 “아빠! 군만두 튀겨야 되요”라고 알려준다. 놀랍게도 아들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배달전화를 받았다. 지난해 7월 가게가 문을 열면서 마침 여름방학이던 아들이 조금씩 돕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전화를 받기 무서웠는데 형과 아빠, 엄마가 하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따라 하게 됐단다.
아빠가 음식배달을 갈 때면 함께 가서 돈 계산을 맡는다. 똘똘한 아이가 기특하고 놀랍다는 북평 주민들의 이야기가 많다. 처음에는 아이가 전화를 받아서 장난전화라고 생각하거나, 부모님을 바꿔주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이제 여러 번 시켜본 주민들은 이 영특한 아이의 기억력에 놀라고 있다.
김군은 “한 번 가면 다 머릿속에 기억나요. 이제 음식포장도 잘해요. 단골 손님들도 다 알아요”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전화를 받기 무서웠다는 김군은 칭찬을 받으니 자신감이 생기고 재미있단다. 요즘에는 온라인 수업 때문에 쉬는 시간에 잠깐씩 도와준다. 이런 아들 덕에 김씨 부부는 식당에서도 웃음꽃이 핀다. 아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도와주니 힘이 된단다.
김군은 부모님께 가끔 용돈도 받는다. 용돈은 쓰지 않고 통장에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차나 집을 사야 하기 때문에 모으고 있단다. 
아빠 김씨는 완도 신지가 고향이다. 완도읍에서 여러 일을 했지만, 가족을 부양하고자 북평에 중국 음식점을 열었다. 식당을 하면 손님이 없는 시간에 어린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도전하게 됐다. 
식당 이름은 남창과 차경에서 한 글자씩 따와서 ‘남경성’이라 이름 붙였다. 
영특한 아이 만큼이나, 이 집 음식 맛도 수준급이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무엇보다 청결하게 관리한다. 완도에서 바로 공수한 문어, 각종 해물을 사용한다. 푸짐하고 신선한 해물을 듬뿍 넣어 만든 해물쟁반짜장이 인기다. 점심에는 배달 보다 찾아와서 먹는 손님이 많아 주차장 자리가 부족할 정도다. 
중국 하얼빈이 고향인 엄마 예씨도 몇몇 음식은 중국음식 맛과 똑같다고 자부한다. 중국현지와 비슷한 음식으로는 양장피, 볶음밥, 라조육 등이 있다. 원형 테이블이 있어서 여러 음식을 돌려가며 나눠 먹기 좋아 모임 장소로도 인기 있다. 또 공보가주, 연태고량주, 고량주, 이과두주 등 다양한 중국술도 판매하고 있다.
남경성 : 북평면 차경길 6 / 535-6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