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에 오면 유쾌하다 내 자신이 특별해진다
땅끝을 특별하게 만드는 재주 땅끝전망대 보석 문승주씨
땅끝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가 있다. 그의 유쾌한 미소와 멘트 덕분에 관광객들에게 있어 땅끝은 새롭고 특별하다. 땅끝전망대 매표소에 근무하는 문승주(52)씨. 관광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 친절함, 유쾌함을 본 관광객들이 연일 군청 홈페이지 칭찬글을 올린다.
당이 떨어진 등산객에게 초콜릿과 물을 줬던 기억, 탐방로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매일 돌을 치우는 모습, 유쾌한 멘트로 추억에 남는 기념사진을 찍어준 모습. 매사에 정성으로 일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관광객들의 글이다.
송지 신정이 고향인 문씨는 결혼 후 제주도에서 26년을 살다 2018년 12월 해남에 돌아왔다.
제주도에서도 서비스직 일을 했던 문씨는 ‘해남 아가씨’로 통했다. 해남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자랑을 늘어놓는 해남 홍보대사였다.
지난해 3월부터 땅끝전망대 매표소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문씨는 방문객들이 적은 날에는 매표소 밖으로 나가 사진사, 관광안내 역할을 한다. 해남에 놀러온 이들이 많은 곳들을 방문하도록 스템프 지도를 나눠주고 미황사, 미로공원, 윤선도, 우수영 등 관광지들을 소개한다. 문씨의 짧은 안내에도 관광객들은 여행의 깊이가 달라진다.
문씨는 “해남에 오셨는데 많은 곳을 보지 않고 돌아가면 아쉽다. 또 이왕이면 숙박도 하고 먹거리도 드셔서 해남 경제에 도움이 되면 좋지 않을까 해서 안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촬영도 수준급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특별한 멘트를 날리며 관광객들을 기분 좋게 만드는 재주도 뛰어나다. ‘거북이 앞에서 찍으면 진급하시는 거예요’, ‘땅끝에 오셨으니 이제 좋은 일만 있으신 거예요’라는 멘트에 관광객들의 표정도 환해진다.
저 멀리 제주도가 보이는 날이면 “선생님 한 달에 한 번 보이는 제주도가 선생님 오실 때 보이네요. 좋은 일 있으시겠네요”라고 말한다.
기상 악화로 다도해 전경이 잘 보이지 않는 날엔 “선생님 정말 특별한 날에 오셨어요. 안개 낀 날에는 아무도 안 보니까 부부끼리 마음껏 뽀뽀하세요”라고 한다. 문씨의 유쾌한 말에 관광객들도 유쾌한 웃음으로 답하며 땅끝의 기분 좋음을 즐긴다.
문씨는 출퇴근 때 모노레일을 타지 않고 항상 산책로로 걸어서 올라온다. 산책로를 올라오는 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돌을 치우고,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다.
문씨는 “끝이 있으면 다시 시작이 있다. 여행은 충전을 하고 희망 안고 좋아지려고 한다”며 “이곳에 어려움을 버리고 이제 좋은 일만 있도록 기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쉬는 날에 관광지를 방문해보며 더 열심히 홍보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