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장인 20명 의기투합…“없어서 못팔아요”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 ‘미남반찬’
어르신 각자 자신 있는 반찬을 만들어 내놓은 곳, 시간대별로 파는 반찬종류가 다른 곳, 구교리 ‘미남반찬’이다. 가게 문을 연 지 1주일 만에 바람처럼 퍼진 입소문 덕에 없어서 못판다는 미남반찬은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땅끝해남시니어클럽(관장 김영종)에서 마련한 시장형 일자리다. 미남반찬이 짧은 기간 해남사람의 입맛을 잡은 것은 직원 20여 명이 각자 가장 자신있는 반찬을 만들어 내놓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 어르신이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어 달라는 주변의 여론을 반영해 시간대별로 파는 반찬종류도 다르게 했다. 이러한 결과 입맛이 다른 남녀노소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이곳에는 60세 이상 여성 20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 65세 전후로, 매일 새로운 반찬을 만들고 매장에 진열해 고객들이 곧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직원들은 각자 자신 있는 반찬을 주 종목으로 맡아 솜씨를 뽐낸다. 나물, 김치, 마른반찬, 전 등 손맛을 담은 반찬이 탄생한다.
메뉴 결정도 일자리에 참여한 이들이 직접 한다. 또 계절마다 나오는 제철 재료를 이용해 반찬을 만드는데 요즘은 머위대 나물과 고구마순 나물이 제맛이다. 미남반찬에서는 체육대회, 단합회 등 각종 행사 음식과 전, 나물 등 제사 음식도 주문받는다.
일자리 참여자 박점애(66)씨는 “집에서 나와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고 살맛 난다. 일을 하는 게 힘들지 않고 즐겁다”며 “건강한 자연 조미료로 맛을 내고 영양이 많은 반찬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60대 여성들은 이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건강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하루 3시간 5명씩 한 팀으로 근무하며, 총 4개 조로 구성돼 있다. 평균 한 달 근무시간은 30시간이다.
일자리 참여자들은 천연 조미료만 사용해 건강한 먹거리를 만든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 미남반찬은 지난 6월30일 개소 이후 아이들도 함께 먹기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연일 많은 고객들이 찾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땅끝해남시니어클럽 윤송희 과장은 “일자리 참여자들이 일에 대한 만족감이 높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레시피를 만들고 반찬 연습을 하면서 준비기간을 가졌다”며 “좋은 재료, 건강한 레시피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신뢰도를 쌓으려 노력하는데 지금까지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미남반찬은 월~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오전 11시에 가면 나물 종류 반찬들이 대부분 매장에 진열돼 있으며 오후에는 전, 마른반찬, 김치류가 나온다. 나물은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며 남은 것은 폐기한다.
미남반찬 : 구교리 새시대아파트 상가 / 537-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