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 길정원, 인위적 요소 최소화해야

2020-07-20     해남우리신문

 변화된 관광에 대한 인식이 주민들의 철학에도 스며들고 있다.
최근 두륜산 길 정원 최종보고회 자리에서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인근마을 주민대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인위적인 시설물보다는 자연을 최대한 활용해 감동을 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개발 장소는 매표소나 주차장 인근, 상가지역 등에 집중해 개발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두륜산 길 정원 추진은 용역 중간보고회에서도 이미 많은 의견이 나왔다. 
차별성이라 불릴만한 요소가 없이 어느 지자체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적당한 시설물과 적당한 컨셉을 대흥사 공간에 집어 넣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었다. 이는 대도심 아파트 안의 쉼터나 도시의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대흥사 측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대흥사의 위상에 맞는 길 정원을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비우고 채우는데 있어 시설물이 아닌 철학과 스토리텔링을 담아 달라는 주문이 주를 이룬 것이다. 
이번 길 정원 조성 진행과정을 보면서 고무적인 것이라면 주민들도 행정도 복원과 비움에서만 얻을 수 있는 자연의 감동을 살리자는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유산은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는 관광에 있어 최상위의 플러스적 요소다.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세계적 문화유산인 빅토리아 폭포와 터키의 카파도키아, 스위스 융풀라우, 일본의 야쿠시마 숲 등을 생각해보면 그 곳의 주인공은 천혜의 자연과 그 자연 속에 잘 어울리는 건축물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길 정원 최종 보고회는 기존 대흥사가 갖은 자연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여전하다.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하나하나 되짚어봐야 한다. 1,000년 동안 유지해온 대흥사의 가치를 우리 대에 훼손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듯 아무리 작은 공사라도 아무리 작은 시설물이라도 그것이 대흥사에 맞는지 묻고 또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