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손님 덕에 숨 좀 쉬어
식자재마트 매출 20% 차지 시골가게도 외국인 손님
농촌의 작은 가게나 해남읍의 도소매점, 대형마트의 소비 축을 외국인 근로자가 담당하고 있다. 진열대엔 동남아 식품이 늘고 있고 직원도 외국인이다.
해남읍 구교리에 위치한 식자재마트 카운터 앞에는 군민들은 읽기 어려운 베트남, 태국 식자재들이 코너를 채우고 있다. 중국 향신료와 각종 면도 눈에 띈다.
이곳을 이용하는 손님 중 20%는 외국인 근로자다.
재미있는 것은 그들의 소비 성향이다.
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동남아인 태국과 베트남의 소비성향은 한국인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이유는 그들의 문화가 베풀기를 좋아하고 가족단위 품앗이 요리를 즐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트 관계자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외국인은 보통 간단히 끼니를 떼울 수 있는 것을 구매하는 대신 동남아 쪽 손님들은 푸짐하게 한 상 차려 먹을 수 있는 양의 식자재를 구매한다. 특히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요리를 듬뿍 마련해서 주변과 나누는 문화가 있어 주로 식료품 위주의 소비가 많다”고 말했다.
외국 근로자 손님이 많아지자 직원도 동남아 출신을 채용했다. 아무래도 언어소통이 활발해야 그들이 요구하는 품목을 바로 찾을 수 있고 행여 구비하지 못한 물품이 있을 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골 작은 가게도 외국인 손님이 점차 늘고 있다. 읍내권처럼 식료품이 다량으로 팔리는 것은 아니지만 음료수, 빵, 담배, 주류 등의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송지에 있는 한 편의점 직원은 “보통 밤늦게 맥주나 소주를 찾는 외국인 손님이 많다. 가끔 커피나 양말 속옷 등 생필품을 사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주류를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마트 앞에서 같은 외국인 지인들과 간단히 맥주를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에는 무섭고 두려움도 컸지만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인 근로자는 배추나 고구마 등 인력이 필요할 때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지만 요즘처럼 장마가 길어지면 밭일을 하는 인력이 줄어든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입되는 외국인 수도 크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