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청년 카페’ 전문인력 필요하다

2020-07-27     김성훈/청년작가
김성훈/청년작가

 “나는 마음이 작다. 그래서 혼자 대답하지 못하고 여러 날 생각했다. 후회가 밀려왔다. 대체 왜 내가 편집장이 됐을까. 왜 서문을 쓰겠다고 했을까. 서문에서는 ‘작은마음동호회’가 무슨 모임인지, 우리가 누구인지를 밝히고 책을 만들게 된 취지를 간략하게 소개해야 했다. 글쎄, 우리는 누구일까. 무엇일까.”
소설가 윤이형의 쓴 「작은 마음 동호회」의 첫 단락이다. 지역에 청년 카페가 생긴다고 하니, 지인들이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것이 왜 필요하냐고, 지역에서 역할은 무엇이며,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고 물었다. 
매끄럽게 설명하기 위해서 나는 준 실무자의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때론 ‘인구 소멸’, ‘앞 세대와 뒤 세대 간의 디딤돌’ 등의 그럴싸한 용어를 빌려 ‘청년’이라는 키워드를 말했다. 
소설의 서술자처럼 후회가 밀려왔다. 글쎄, 지역의 청년은 누구이며 무엇일까. 좀 더 정확하게 방향을 잡고, 함께 ‘청년 문화’를 고민하고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여러 지역의 사례를 종합하고 분석하면서 한 가지 느낀 점이 있다면, “와! 저것 좋네, 우리도 하자”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무언가 우리 지역을 밀착 분석하고, 정말 필요한 청년 정책의 테마가 정해져야 하며, 그에 따른 부수적인 프로그램이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가칭 ‘청년 카페’는 그런 의미에서 물리적 공간으로서 플랫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말 그대로 기점이며, 버스를 타기 위한 승하차장의 정류장 같은 개념이 돼야 한다. 버스가 오는지, 가는지, 연착이 되는지를 알려주는 시스템 정비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동네 사랑방으로서 몇몇 사람의 놀이터가 되는 장소가 돼서는 안 된다. 체계적인 프로그램 기획과 추진을 위한 실무진이 꾸려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원봉사의 개념으로 가칭 ‘청년 카페’의 운영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또 2년 임기 만료인 청년협의체만으로 해남군 전 청년을 대표해 ‘청년 카페’의 운영을 말할 수 없다. 
청년협의체는 ‘청년카페’의 지속적 운영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자문단의 역할 정도일 것이다. 
청년 사업을 추진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신속성, 시의성 그리고 판단력이다. 
또한 그것 자체가 하나의 일자리로서 기능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청년협의체가 지속적인 운영을 한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12월이면 공간이 모두 조성이 되는데, 그때에 ‘너희 한 번 해 봐’, 선심 쓰듯 공간만 넘겨주는 것은 조금 위험할 수 있다. 최소 3인 이상의 실무진 구성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어떤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청년들과 만남을 이어갈 것인가. 청년들의 의견을 어떤 방식으로 수렴해 정책에 건의하는 로드 맵을 완성할 것인가. 질문에 답할 준비가 돼야 한다. 
실무진 구성에 있어서도 여러 사람의 의견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도 내에서 이것만은 피하길 바란다. 지역 공무원 파견의 직영 운영방식, 타 지역의 대학과 연계한 산학협력팀의 운영이다. 
그 까닭은 공무원 파견의 경우, 잦은 인사이동에 따른 사업 지속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덧붙여 한 사람의 의욕과 열정이 앞선다고 해도, 그동안 공무원 사회를 지배했던 조직문화를 쉽게 탈피하기는 어렵다. 공무원은 행정 전문가이지 문화·기획 전반의 전문가일 수는 없다. 
대학 산학협력팀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에 대학을 두고 있지 않는 만큼 우리지역에 산학협력팀이 들어온다면 목포나 광주 등지에 소재한 대학일 테인데, 지역 여건만 파악하는 데 한 세월을 보낼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문화 기획과 프로그램 운영에 능통한 지역 거주 청년이 우리 지역에는 많이 있다. 그들을 부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