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 길 정원 내방객 만족? 감동? 졸도?
필자는 해남우리신문(7월3일자)에 ‘웬? 두륜산권역개발사업?’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한 바 있다. 해남군이 ‘두륜산권역 길 정원 조성’이란 용역을 발주했던바, 이 용역의 중간보고서(6월8일 발표)에 대한 필자의 소견이었다.
문제는 이 기고문으로 인해 필자가 이 사업을 원천적으로 반대한다라는 시각이 있다라는 것이다. 각론적 비판과 우려가 통째로 반대한다고 인식됨이 아쉽다. 필자는 본사업과 관련해 총론적 관점에서 찬성하고 적극 환영한다. 해남과 대흥사를 아끼고 사랑하는 향우로서 또한 불교신도로서 본사업을 환영하는 바다.
이유는 첫째 대흥사 경관권역은 소위 ‘포스트코로나’(post corona.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는 확실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도시지역의 미세먼지와 도심열섬화 등의 피해를 완화시키는 더욱 매력적인 장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국토부주관의 ‘2030 남해안권 발전종합계획’에 두륜산도립공원이 ‘산사체류단지’로 포함됐기 때문이며 넷째는 민선7기 해남군수의 선거공약사업으로 군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용역 최종안이 해남군에 제출됐다고 한다. 그래서 본사업은 용역안을 기본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러한 즈음에 사업수행자 측에 참고가 될 만한 몇 가지 의견을 적어본다.
첫째, 용역보고서의 권위에 함몰되거나 맹신은 금물이다. 용역보고서는 참고서일 뿐이다. 정답이나 최선은 사업주체자들의 몫이다. 지자체들이 발주한 각종 용역의 결과가 애물단지가 된 수많은 사례들을 교훈 삼아야 한다.
둘째, 해남에 거주하는 관련 전문가와 친환경인사들을 협의체화해 그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훔쳐내야 한다. 용역보고서대로만 사업을 시행한다면 ‘내방객만족’ 수준에 머무를 것이다. ‘내방객감동’ 수준이나 나아가 ‘내방객 졸도’ 수준의 명품 길 정원을 조성하려면 그분들의 조언과 아이디어를 훔쳐내야 한다.
셋째, ‘따라하기식’의 길 정원은 전국에 널려있다. 웬만한 아파트단지에도 깔끔한 정원들이 조성돼 있다. 화려한 수식어와 그럴듯한 전문용어로 펌프질하는 길 정원은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 두륜산의 자연 생태적 경관을 활용해 생태원림정원을 탄생시켜야 한다. 예를 들자면 ‘황톳길’이나 ‘지압길’은 이미 10여 전에 출생한 꼰대급 아이디어다. 그렇다고 황톳길이 나쁘다라는 것은 아니다. 강천사의 황톳길은 전국구급 수준이다. 베끼거나 따라하기식의 길 정원은 ‘만족’은 줄 수 있으나 ‘감동’과 나아가 ‘졸도’ 수준의 감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넷째, 임도(1.5Km)조성사업이 혹시나 약 7~8개 관련법에 저촉돼 불가할 경우의 대안도 사전에 준비해야한다. 매몰비용을 최소화하자는 취지이다.
최종보고회 자리에서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인근마을 주민대표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인위적인 시설물보다는 자연을 최대한 활용해 감동을 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달라”는 당부가 생각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