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 길정원사업 원점에서 다시

임도개설, 환경훼손 반대의견 높아 문화재구역이라 문화재청도 난색

2020-09-28     김유성 기자

 대흥사 길 정원 사업이 원점에서 다시 논의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해남군은 120억 규모의 대흥사 두륜산권역 길 정원 사업을 추진 중인데 용역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특히 인근상가와 주민들은 길 정원 사업을 환영하면서도 시설보다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업이 되길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최종 기본구상안에는 기존도로 아스콘 포장을 철거한 뒤 걸을 수 있는 길로 설계하는 대신 차량이 다닐 수 있는 1.5km구간의 임도를 따로 개설한다는 안을 내놓았다. 새로운 임도는 기존도로를 대체하는 도로이기에 대흥사 입장에서는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새로운 임도에 대해 대흥사 측을 제외하곤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대흥사 옛길을 복원한다면서 산을 깎아 새로운 임도를 만드는 것은 전혀 이야기가 맞질 않는다. 임도가 개설되면 자연경관이 훼손되는데 이는 원래의 사업 취지에도 크게 벗어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신설 임도에 대해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도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정확한 평가는 추후 문화재위원회를 개최해봐야 알 수 있지만 기존도로를 철거하고 문화재보호구역 내에 새로운 임도를 만드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해남군도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사업 대상자인 대흥사의 입장에서는 임도개설을 통해 전선지중화와 상수관 설치, 긴급통행로 확보 등 기존도로를 대체할만한 도로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주민들과 전문가들은 환경훼손 문제를 놓고 강한 반대기류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남군은 아직 사업이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논의를 통해 해결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기존도로를 철거한다는 구상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해남읍 최모 씨는 “기존도로를 활용하면서 대흥사의 장점을 살릴수 있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 지금도 비만 오면 산책로를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흙물이 넘치는데 멀쩡한 도로를 파헤치고 흙길을 만드는 것은 심각한 예산낭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0억원 규모의 두륜산 길정원 사업, 새로운 임도 개설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이 제동이 걸렸고 추진부서는 이도저도 못하는 실정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