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 큰 만큼 자연이 보인다 - 꼼지락캠핑 생태관광 아카데미 교육을 마치고 -
땅끝과 대흥사, 우수영, 공룡박물관 등 우수한 관광자원이 많은 해남, 여기에 자연경관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해남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면서 해남에 대한 애정은 물론 여타지역과 비교할 수 없는 자부심을 느끼곤 한다.
해남군은 올해 초 문체부 생태녹색관광 육성사업에 공모해 전남에서 유일하게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산과 들, 하천과 바다가 어우러져 있는 해남의 생태환경을 지속가능한 관광상품으로 만들어나가는 걸 목적으로 하는 이 사업에 해남군은 생태체험프로그램 꼼지락캠핑, 생태아카데미, 생태관광 인프라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속 어려운 관광산업의 현장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우리 해설사들은 이날 생태아카데미에 참여해 생태관광의 정의, 역사, 해설의 원칙, 스토리텔링, 해설사의 자세 등 짧은 하루였지만 너무 만족스러운 교육에 모두 감사했다.
강의에 나선 씨에스 환경연구소 박선영 대표는 우리에게 2장의 쪽지를 건내면서 땅끝과 관련된 나무와 동물의 이름을 써 달라 했다. 무엇을 하려고하나 궁금하기만 했다. 강사는 우리 모두에게 본인이 썼던 나무와 우리지역에서 보았던 동물들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모두 본인이 느꼈던 나무와 동물 등 각자의 추억과 함께 기억되고 있는 우리 지역에 대해 느낌을 나눴고 그중 땅끝탑에서 관광객들과 함께 상괭이가 무리지어 헤엄치고 다닌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국립공원공단 문광선 교수는 무엇보다 해설을 통해 이해하고 이해를 통해 감동을 느끼며, 감동이 있을 때만이 자연을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해설은 결국 자연과 문화를 보호해나가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는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이었다.
김경원 박사의 땅끝 생태소나무. 하늘을 나는 새, 어린시절 우리 마을을 지켜주던 팽나무에 얽힌 이야기 등을 들으면서 테마촌 소나무숲과 땅끝탑으로 향하는 길목의 자연과 나무, 바다의 소중함을 느꼈다.
하찮은 풀 한 포기에도 뿌리가 있고 이름 없는 들꽃에도 꽃대와 꽃술이 있다는 것, 갖출 것 다 갖춰야 비로소 생명이 있다는 소중함을 깨달았다. 뜨거운 태양아래서 땅끝 바다 모퉁이에서도 바람에 흔들리며 살아가는 어린 풀, 들꽃 나무에서도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무엇하나 넉넉하지 않아도 하루하루 살아 있는 것이 행복해 보였다. 우리도 행복했다. 풍요로운 해남의 생태를 공부하는 하루였지만 더불어 자연의 한 조각임이 축복이었으며, 지역의 소중한 자원에 감동했다. 특히나 해설은 정보의 전달이 아닌 내가 느낀 것을 탐방객에게 전하려는 의지가 강해야 한다는 것, 스토리텔링으로 감동을 전할 때 지역에 대한 감동이 오래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땅끝탑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참가자 모두는 자신의 소망과 느낀 점을 발표하면서 아카데미를 마무리했다. 짧았지만 굉장히 흥미로웠으며 새로운 교육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가치있는 정보는 물론 새로운 사고와 생태힐링의 시간이 벌써부터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