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기대주들, 지역에서 키울 수 없나
최근 해남중학교에 국악관현악단이 창단식을 가졌다.
해남교육지원청과 교육관계자들은 해남서초의 국악관현악단의 맥을 이어갈 수 있어 참 뜻깊은 창단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전에는 해남제일중에 오케스트라단이 탄생했을 때도 해남동초 오케스트라를 이를 교육 연계라는 찬사가 이어졌었다.
전남교육청의 신념인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과 잘 맞아 떨어지는 교육연계 사업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초등 때 키운 꿈을 실현하기 위해 타지로 나간다. 가장 부모가 필요한 시기에 부모곁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특히 체육 엘리트들이 이러한 아픔을 겪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전국 초중고 1,200학교 2만4,783명을 대상으로 장래 희망직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초등학생 희망 1순위는 운동선수였다. 중학생 내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과거에는 교사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2018년도부터는 운동선수가 1위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유튜버나 크리에이터, 프로게이머, 더 나아가 건물주가 꿈이라는 생소한 장래희망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운동선수가 상위권에서 내려온 경우는 없었다.
해남에는 2명의 체육 레전드가 있다. 아시안게임 1위 조오련 수영선수와 올림픽금메달리스트이자 레슬링국가대표팀 지도자 안한봉 선수다. 실제로 운동을 즐기는 이들에게 운동선수의 고향은 늘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가온다. 해남에 조오련 수영장이 있듯 수원에는 박지성 거리가 있고 공주에는 박세리 공원, 완도 최경주 광장, 공주 박찬호 기념관, 삼척 황영조 기념공원이 있다. 한 명의 운동선수가 완성되는 과정에는 항상 지역민의 관심과 응원이 뒷받침되는 이유에서 일 것이다.
해남은 전지훈련의 메카라는 슬로건을 걸고 있으며 실제로 체육시설과 날씨 등 체육환경이 우수하다. 또 지역 초등학생들의 운동실력도 전국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유소년 꿈나무들의 자질 또한 훌륭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을 떠나야 하는 현재의 상황은 교육계와 정치·행정에서 반드시 되짚어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