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립미술관 정말 자신있는가
해남군이 추진하는 해남군립미술관, 살아남을 자신이 있는가.
상설전시관에 전시할 작품도 없이 건물을 짓는 미술관이 존재할까.
해남군에는 숱한 전시관이 존재한다. 땅끝순례문학관, 우항리조류생태관, 명량대첩전시관, 땅끝ㄱ미술관, 모두 안에 전시할 내용 준비 없이 건물을 먼저 지었다. 이후 어떤 결과가 초래됐는가.
미술관이든 전시관이든 무엇을 위해, 무엇을 담기 위해 짓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 내용에 따라 전시관의 성격이 달라지고 방향성도 잡힌다.
해남군은 폐교활용을 위해 최근 3개교를 매입했다.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폐교활용이라는 명분 하나에 집중한 군립미술관은 안된다.
지난 17일 공청회 자리에서 나온 의견 대부분이 접근성을 꼽았다. 물론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미술관이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도 양평군립미술관은 수도권에서도 찾는 미술관이다.
이유는 ‘기획 중심 미술관’, ‘전문 미술관’이라는 뚜렷한 목표와 현대미술을 표방하며 톡톡튀는 다양한 전시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양평군립미술관도 읍에 있다.
신안군의 1도1뮤지엄이 세간의 이목을 잡는 것은 뮤지엄간 상호 연계성 때문이다. 외진 섬에 조성된 특징있는 뮤지엄을 통해 투어코스를 만들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해남군이 농촌의 폐교를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려면 폐교 상호 간의 연계망을 고려한채 추진돼야 한다.
해남군은 군립미술관으로서 적절치 않다는 비판에 대해 전시공간보단 작가들의 창작공간의 비중이 큰 공간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런데 작가들의 창작공간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요즘 개인이 운영하는 미술관도 레지던시 공간을 기본으로 한다. 신안군처럼 국제적인 현대미술을 담은 국제레지던스 미술관을 목표로 삼으면 모를까. 창작공간 자체가 미술관의 특징으로 자리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해남군이 추진하는 것은 지역예술 발전을 위한 군립미술관이다. 군립미술관 창작공간을 지역작가들이 활용할까. 레지던스 공간은 공모를 통해 작가를 모집해 운영한다. 당연히 외지작가들이 주다. 이유는 지역작가들이 자신이 살고있는 곳에서의 창작 활동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남군은 군립미술관 운동장에 꽃 정원도 조성하고 체험장도 만들고, 글램핑장도 만들어 접근성을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시물보단 매년 꽃을 심고 가꾸고 외형을 가꾸는데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이 수반되야 함을 의미한다.
또 새로울 것도 없는 체험을 위해 과연 군민이 찾을까.
해남군이 직영하는 여러 전시공간의 예산을 보면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 전시관이라면 상상도 못할 예산규모, 투자하고 또 투자하고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창의성 대신 반복되는 시설투자, 그러한 일이 군립미술관에서 반복되선 안 된다.
군립미술관은 민선7기 들어 처음 조성하는 문화예술 공간이다. 민선7기의 문화예술정책이 반영되는 건축물이다. 건물을 짓기 전에 군민들에게 당신은 이 공간을 이용할 것인가, 과연 찾을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