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불사佛事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021-03-31     박영자/해남우리신문 발행인
박영자/해남우리신문 발행인

 

 나라가 어려울수록, 세상이 어수선 할수록 종교는 부흥한다. 사찰 내 불사도 세상이 어려울 때 더 부흥한다.
 고려 몽고침입 때 팔만대장경이, 화순 운주사의 천불천탑이 탄생했다. 해남 도로변 곳곳에서 보이는 미륵불도 고려말~조선초 왜구의 침입이 잦을 때 세워졌고 마산 맹진암각비도 이때 탄생했다. IMF 시절, 공허함이 탄생시킨 것이 세계 최대, 최고라는 외침이었다. 각 지자체마다 세계 최고를 외치며 각종 건축물 짓기에 나섰고 각 사찰들도 커다란 불상 조각들을 앞다퉈 탄생시켰다. 그 공허함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해남의 사찰들만 봐도 건축물 짓기에 바쁘다. 조계종 사찰은 주지 임기가 4년이다. 주지 이동에 따라 스님들도 직원들도 함께 바뀐다. 잠시 거쳐가는 곳일뿐인데도 불사를 한다? 사찰 문화재 관련 예산은 해남군의 입장에서 봤을 때 한마디로 깜깜이 예산이다. 사업에 대한 점검 주체도 없고 정말 필요한지에 대한 타당성 검토도 없다.
 해남군이 올해 본예산에 편성한 사찰 관련 예산 중 대흥사 문화재 보수 10건에 23억4,000만원, 미황사 4건 12억이다. 이번 추경에도 대흥사 21억2,300만원, 미황사 15억5,000만원, 은적사 9,000만원, 북일 정수사 3억원, 읍 약수사 7,200만원 등이 편성됐다.
 모두 민간보조사업이다. 이처럼 예산규모가 큰데도 불문율처럼 검토 없이 승인된 이유는 국비와 도비가 먼저 확보된 예산이기 때문이다. 사찰의 노력으로 국도비가 확보되면 군은 군비를 더해 예산을 편성하고 군의회는 검토 없이 예산을 승인해 왔다. 그러나 국비 및 도비가 내려온다고 해도 거기에 해남군의 예산이 더해진다. 예산편성권도 해남군에 있다. 당연히 다른 예산처럼 꼼꼼한 예산편성과 해남군의회의 예산심의가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찰 관련 예산심의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열리고 있는 해남군 의회 총무위원회 제2차 추경심의, 사찰 관련 예산인 대흥사 제2 주차장과 미황사 적묵당, 북일 개인사찰의 요사체 건립 예산이 주요 심의 대상이었다. 모두 도비가 먼저 편성돼 해남군에 예산매칭을 요구한 사업이다. 올본예산 심의 때 각 사찰에 지원되는 문화재 관련 예산을 꼼꼼히 챙기겠다는 의지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날 총무위원회 서해근 위원장은 각 사찰에 지원되는 관련 예산은 사찰 고유의 영역이기 보단 해남군의 예산이기에 상부기관인 문화재청과 전남도가 사업을 확정한 후 해남군에 예산매칭을 요구해도 주체적 관점에서 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남군의 자주적인 예산편성권을 요구한 것이다.
 사찰 문화재는 지키고 보존해야 할 소중한 문화자원임을 모르는 이는 없다. 마찬가지로 대흥사와 미황사를 비롯한 전통사찰은 해남군의 전통문화를 지탱하는 중요 축이다. 그러나 아무리 중요한 문화재라고 해도 그에 대한 사업설명은 당연히 뒤따라야한다. 이유는 개인의 자산이 아닌 공적 자산이고 공적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서해근 의원은 사찰문화재를 비롯해 해남에 존재하는 문화재 관련 예산이 올 본예산과 2차 추경을 합해 109억원이 편성됐지만 그 안에는 해남문화재인 향토문화유산에 대한 지원은 없다고 밝혔다. 해남군이 지정한 향토문화유산. 이도 당연히 지키고 보존해야할 해남의 문화자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