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새로운 세대를 이해해야 할 때
최근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현상이 있었다. 대개 2~30대는 진보적이라는 공식이 깨지는 선거였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를 혼자 고민해 봤다.
예전, 인구에 대해 해남우리신문에 글을 쓴 적이 있다. 연장선상에서 생각하게 됐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세계적으로 출산율이 급증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우리나라 역시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4 生)와 2차 베이비붐 세대(1965~1974 生)로 대표되는 급격한 인구증가를 맞이하게 된다.
1차 베이비붐 세대 자식들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밀레니엄 세대(일명 Y세대, 1987~1994 生)와 얼추 비슷하고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은 요즘 말하는 Z세대(1995~2003 生)로 봐야 할 듯하다.
물론 학자마다 혹은 세대 구분의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나는 쉽게 이해를 하려고 한다. 이런 밀레니엄(M) 세대(혹은 Y세대)나 Z세대는 우리나라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각 나라의 역사적 사건, 사고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얼추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우리나라 1차 베이비붐 세대들은 아무것도 없던 한국을 처음부터 본인들 노력과 의지대로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는 세대이다 보니 자식들 교육에도 강한 억제와 엄한 부모의 모습을 보이면서 자녀교육을 했다면,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상대적으로 자식친화적이며, 대화와 교감을 통해 키우다 보니 자녀 세대와 훨씬 정서적으로 끈끈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이 사회생활 초년 때 겪었던 97년 IMF 구제금융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다 보니 인생이란 게 본인들 뜻대로 다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녀들 교육에도 훨씬 유연성을 가지게 됐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M(밀레니엄), Z세대는 비슷한 듯 차이가 있다. 이 두 세대를 관통하는 것은 디지털 문화에 친하고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다루는 데 굉장히 능숙하다는 점과 사고나 행동이 보수적인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한다는 것이고 이들은 사회적 평등이나 정의를 중시하지만, 공적인 평등이나 정의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평등이나 정의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한다면 조국,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자녀 문제에 대해서 이들이 적극적으로 불평등과 정의를 주장한 예가 나름 이해가 된다.
약간의 차이점은 밀레니엄 세대는 SNS 친화적이고, Z세대는 유튜브를 포함한 동영상에 더 공감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능숙하게 다루는 컴퓨터와 인터넷 때문에 웹상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제시하고 여론을 선도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기성세대가 집단 문화중심이라면 이들은 소수 관심 있는 분야의 모임을 선호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들의 관심사는 바뀐다는 것이다.
물론, 내 생각은 아주 단편적이고 앞으로 이 새로운 세대에 관한 연구가 진전되다 보면 틀린 부분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 세대가 우리나라 여론을 이끈다는 것은 자명하다.
새로운 세대에 관한 이해는 자영업이든, 공공기관이든 이제부터 깊이 있는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과 생활하고 이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